불안한 전력수급 해소책없나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 때문이다.

최근들어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순간 최대전력 수요가 지난 15일 하오3시께는 2천5백86만3천㎞를 기록함으로써 전력수급불안이 갈수록 심각해지고있다. 이날의 예비전력률은 3.2% 수준. 웬만한 원자력발전소 하나만 고장이 나도 당장 제한송전해야 하는 긴박한 상태에 이르렀다.

상공부는 당초 올 여름철 전력수요 급증의 주범인 냉방전력수요를 총 4백만 ㎞ 수준으로 예상, 냉방기가 풀가동되고 산업체 가동률이 1백%에 육박 하더라도 전체 공급능력을 감안하면 10%선의 예비율 유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전망했었다. 그런데도 7월들어 벌써부터 이같이 예상이 빗나가게 된것은 무슨 이유때문일 까. 물론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때문이다. 이상열파가 전국을 달구 면서 냉방전력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요원인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전력수급 비상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오던몇가지 점에 대해선 차제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지적 하고자 한다.

그것은 우선 기상예측에 따라 수립시행하고 있는 전력수급계획 수립단계에서 부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예측 자체가 반드시 적중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또 전력당국이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속도를 감지하지 못하고 에어컨과 대형 가전제품 수요의 급증 추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수급비상이 빚어진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문에 당국은 8월중순께 전력사용량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고 그에 맞춰 발전소 정기보수 일정을 잡았던 것이 아닐까. 그러나 평년보다 빨리 닥친 무더위에 대해선 속수무책의 지경에 이르고 만 셈이 됐다.

물론 정확한 전력수급계획을 마련하기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것은 전력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데 보통 7~10년이라는 오랜기간이 소요되 는 데다 전력수요 자체가 전자제품의 보급확대등 생활수준 향상과 산업화 추세등에 따라 갈수록 큰 탄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저런 이유가 전력수급에 차질을 정당화시켜 주지는 못한다.

정부는 현재 78만3천㎞의 예비전력을 추가로 확보할 비상 계획을 수립 하고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전력량 확보를 가지고 어느정도 문제 해결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연간최대 전력수요가 예상되는 8월의 수요대책을 미리 점검하고 이에 대비하는 일이 시급하다. 전력최대수요가 발생하는 오후 2~3시 사이에 TV방송을 자제하는 방안과 정부투자기관이나 은행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전국 2천여개 업체에 여름철 적정 냉방온도인 실내온도 섭씨 26~28도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는 합리적인 방안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력비상을 이같은 국민들의 절전노력에 의존해서 타개해 나갈 수 는없다. 발전소 건설기간이 아무리 길고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고 해도 그것을 국민 들의 절전의식에 매달려 해결하려는 자세는 옳지 못하며 그것은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점에서 특히 대형 원자력 발전소의 집중건설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을것이다. 발전소 1기만 고장이나도 제한송전등의 비상사태를 감수해야 하는 현행의 대형 발전소위주의 건설계획은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대형 발전소가 소규모 발전소 보다 발전소 건설단가나 발전단가가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소규모 발전소는 최근과 같이 대형발전소 하나만 고장이 나도 제한송전해야 하는 수급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더 큰 이점 이 있다.

이런점에서 전국 곳곳에 있는 소수력 발전을 적극 개발, 이용하는 방안이나 소규모 화력발전소의 이용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주요지역에는 발전을 중단한채 제대로 관리가 안되고 있는 상당수의 발전소가 있다. 대부분이 경제성이 떨어진 노후발전소이지만 유사시에 대비한 활용 방안 을 강구한다는 것은 충분히 검토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

전력수요가 급증현상에 따라 이제는 10~15%로 보고있는 적정 예비율 자체에 대해서도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며 산정기준도 수요구조의 변화에 따라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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