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도 이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수두룩한데 이번에 큰 상을 받게 돼 그분들께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 과학상 기술부문상을 수상한 성태경 한국이동통신 전무(52)는 수상 소감을 묻자 겸연쩍어 하는 말로 말문을 연다.
국내의무선통신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일천하지만 그래도 이 분야 에서나름대로 끈기있게 일해온 사람으로 성전무를 꼽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자공학도출신인 성전무가 무선통신 분야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해군장교로 복무하던 시절.
"해군에서이용하는 통신장비는 모두 무선이죠. 전함의 무선통신장비를 수리 하는 부서에서 일하다보니 자연히 각종 무선통신장비를 대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성전무는 이러한 인연 때문인지 기술고시에 합격, 체신부에서 일할 때도 주로 무선.위성통신분야를 맡아왔고 지난 76년에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에서 위성 상태를 감시.제어하는 시스팀엔지니어로 무선통신분야와의 인연이 계속되었다. 성전무가 무선통으로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0년 한국이동통신에 몸담으면서부터. 당시의 한국이동통신은 늘어나는 신규가입자를 커버하기 위해 매년 1백%의 이동전화시설을 확장했으나 통화율은 30%에도 못미치는 실정이었다.
성전무는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국내에서사용하는 이동통신 시설의 전량을 모토롤러가 공급하고 있는 상황 에서 이들의 관심은 오직 관련기기를 파는 것뿐이었습니다. 따라서 통화품질 향상은 한국이동통신의 몫이었던 셈이죠." 성전무는 이때부터 이들과의 고독한 싸움을 시작한다. 우선 지금까지 외국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이동 전화의 시스팀 엔지니어링을 국내의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을 추진했다.
시스팀엔지니어링기술은 규모면에서 볼 때 전체 기기공급가격의 11%나 차지하는 이 분야의 핵심기술.
당시의국내 기술력으로는 엄두도 못낼 이같은 기술개발은 결국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독자기술로 기지국 설계를 비롯해 주파수 할당, 기지국 최적화 작업 등 시스팀 엔지니어링 기술을 개발, 연간 1백50억원 규모의 외화를 절감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성전무는이어 국내 관련업체들에게 이동 전화의 핵심기슬을 전수, 정류기를 비롯해 안테나.증폭기 등을 국산 제품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성전무는 이같은 공격적인 기술 개발 전략 때문인지 국내외로부터 온갖 구설수에 시달려야 했다.
모토롤러의엔지니어로부터는 한국에는 이동전화 기술을 이전할 만한 엔지니어가 전무하므로 자체적으로 시스팀 엔지니어링을 개발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마타도어가 흘러나오고 이같은 마타 도어에 넘어가 내부에서는 자체 개발 때문에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이동전화의 통화상태가 엉망으로 전락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던 것이다.
"주위에서무슨 말을 하던지 아무 생각없이 주어진 일만 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전무의 이같은 발언은 그 의미가 깊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일했다.
"아직도이동전화 분야의 기술수준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 는그는 현재 60%에 달하고 있는 통화율을 75%선까지 끌어올리고 이동 전화의 리엔지니어링이나 디지틀 이동통신 기술개발 등 할 일이 산적한 실정 이라고말한다. "이동통신분야의 기술개발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력 이 선진국에 비해 빈약한 우리로서는 이같은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해결해 줍니까. 결국 우리밖에 해결할 사람이 없는 실정입니다." 성전무가 자신의 전공 분야인 무선공학과 정보이론을 토대로 한국이동통신에 몸담으면서 셀룰러에 대한 실무 경험을 토대로 약 1년반 동안의 자료 수집을 거쳐 셀룰러 전문서적인 "셀룰러 이동전화 시스템"을 발간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였다. "남을 믿을 수 있는 신뢰를 갖고 어떤 일이고 최선을 다하면 후회가 적습니다. "신뢰"와 "최선"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성전무가 자신의 일에 몰두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몫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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