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를 보면 한가지 의문이 앞선다. 한반도 동남쪽 한귀퉁이의 조그마한 국가인 신라가 어떻게 해서 자신보다 큰 나라인 고구려를 제압 하고 3국 을 통일했을까. 어떤 이는 신라가 우리 민족을 배신하고 당나라와 동맹 했기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고구려와 백제의 내분을 들기도 했다.
그러나,"중요 자원을 지배한 나라가 주변 국가를 지배한다"는 자원경제학사 적 측면에서 보면, 대단히 흥미로운 또다른 인과관계를 도출해 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라에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철광석이 월등히 많이 매장 되어 있었고 또 그 철광석을 이용할 수 있는 제련기술이 뛰어났다. 이것이신라가 3국 통일을 할 수 있는 기틀이 되었다는 것이다. 옛날식 제철소를 순수한 우리말로 "쇠부리터"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런 쇠부리터가 고구려는 산동반도에 한 두군데, 개성부근에 한군데 있었고, 백제는 가야와 의 경계선에 한곳이 있었으나, 신라는 경주부근을 중심으로 하여 수많은 쇠부리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학자에 의하면,백제는 자신이보유한 단 하나의 쇠부리터를 신라에 빼앗긴 후 급속히 쇠퇴해 졌고 급기야는 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또한 고구려와 당나라 사이의 치열한 싸움도 사실은 고구려 영토였던 쇠부리터를 둘러 싼 싸움이었는데, 고구려가 이 쇠부리터를 당나라에 상실한 후, 자신의 영토였던 한반도내 쇠부리터 부근으로 수도를 천도하였으나 이 쇠부리터가 신라에 의하여 점령당한 후 멸망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신라의 수도인 서라벌은 쇠라벌에서 유래된 것이고 석탈해는 대장장이 였다고 한다. 철기 문화 시대에서는 좋은 쇠부리터를 영토내에 갖고 있었고대장장이 출신왕을 모셨던 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하여 군사적 경제적으로 우세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쇠부리터에서 만들어 진 질 좋은 쇠는 농사에 필요한 각종 농기구를 만들어서 산업생산력을 제고하였을 것이고 무기를 만들어서 국방에 큰 기여를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정보화 사회, 지식사회라고 불리는 요즈음, 현대판 쇠부리터는 어떤 곳을 지칭 하는 것일까.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화 지식을 생산하는 장소 가 쇠부리터이고, 현대판 대장장이는 정보와 지식을 이용하여 개성있고 질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학자.기술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현대판 쇠부리터는 지식을 만들어 내는 대학과 연구소이다. 위에서와같이 자원경제학사적 측면에서 본 신라의 3국통일이 타당한 논리를 갖는다면현대 사회에서는 질 좋은 대학과 연구소를 갖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것이 분명하다. 우리 주위를 둘러볼 때, 세계에서 가장 좋은 현대판 쇠부리 터를 갖고 있다는 미국과 일본은 우리의 이웃이다. 우리가 이들 나라와 경쟁하여 생존과 번영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 나라에 뒤지지 않을 현대판 쇠부 리터를 우리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쇠부리터가 없다면 외국의 쇠부리터를 우리것으로 이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개방화 정책이 본격화 된 것은 80년대 초로 볼 수 있다. 이때부터 자비유학이 자유스럽게 허용되었다. 자연과학분야에 유학하여 우리보다앞선 외국의 지식과 기술을 연구하는 것은 외국의 좋은 쇠부리터를 우리 것으로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만명의 우수한 과학자를 만들기 위해서 소요되는 시설비 등을 감안한다면 유학 자유화 정책을 통하여 과학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현대판 대장장이 양성 방식이 될 것이다.
우루과이라운드 (UR)가 타결되면서 지금까지 개발도상국의 특권으로 여겨져왔던 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이 전면적으로 금지된다. 비록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이 금지원칙에는 예외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기업 등에 대한 연구개 발지원이다. UR는 농민에게 뿐만 아니라 과거 정부의 직접적인 금융, 재정적 지원에 익숙해 있는 대부분의 기업에게 고통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데, 개방 의 충격을 이겨내는 완충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기업에 대한 연구지원이다. UR 협상타결에 의하면 상공자원부나 재무부를 통한 직접적 지원은 불공 정무 역행위로 규제를 받게 된다. 그러나 기업에 대한 연구지원은 일정 범위내에 서 한시적으로 허용한다는 예외규정이 이러한 상황에서 당분간 우리의 숨통 을 터 줄 것이다.
이러한시기에는 과학기술처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게 떠오르게 되었다. 21세기를 내다 보는 현 시점에서 현대판 쇠부리터는 과학과 연구소라 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이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와함께 과학기술자들에 대한 배려도 고려되어야 한다. 외국에서 연구하고 돌아 온 과학기술자는 현대판 석탈해이다. 이들이 안심하고 일할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해 주자. 그리고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의 설비가 미흡하고 교육 내용이 부실하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과감하게 외국의 유명 대학에 유학하여 외국의 쇠부리터를 우리 것으로 만들자. 이것만이 치열해질 국제경쟁에서 우리가 다른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여 공생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것을 명심하자.<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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