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드는 기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 안전과 산업 혈맥을 지키고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작은 힘이 모여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이 될 것이라 믿고, 계속 배우고 성장하겠습니다.”

박우진 LS일렉트릭 글로벌제품개발연구단장(이사)은 전국 45만 기술개발인의 노고를 기리는 '기술개발인의 날' 기념식이 열린 지난 9월 7일 과학기술포장을 받았다. 국내 최초 직류(DC) 1000V급 기중차단기와 세계 최초 DC 1500V급 기중차단기·기중개폐기 제품군 개발을 이끈 공로다.
두 기술은 친환경 에너지 산업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중차단기는 공장·데이터센터·발전소 등의 배전계통에서 단락이나 과부하 같은 사고가 났을 때 고장전류를 수십 밀리초 안에 끊어 설비와 사람을 보호한다. 기중개폐기는 점검이나 유사시 회로를 분리해 준다.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에서 최근 DC 1500V 직류 전원을 채택하고 있어, LS일렉트릭의 전력 안전 기술 수요가 늘고 있다.

전력기기 분야는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과 유럽 기업이 시장을 주도해 왔다. 국내 주요 설비도 수입 제품 의존도가 높았다. LS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사업 본질이 '신뢰'에 있다고 보고,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그 결과 세계 일류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회사는 지난 7월 충남 천안사업장에 'DC 팩토리'를 가동해 직류 배전 기술을 실제 생산 현장에서 검증하고 있고, 차세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직류 전원 인프라 개발에도 착수했다.
현장에서 기술 개발에 매진한 민간 R&D 인력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박 이사는 “이번 수상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된 제품개발 과정에 묵묵히 함께한 LS일렉트릭 연구원과 생산·품질·영업 현장의 모든 동료 덕분”이라면서 “LS일렉트릭은 모든 투자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고 보고, 우수한 연구 인력을 지속 확보하고 전문가로 성장할 환경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가 몸담은 글로벌제품개발연구단은 절연 성능은 좋지만 지구온난화 지수가 높은 육불화황(SF6) 가스를 대체할 친환경 초고압 전력기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민간 중심 기술 개발 활성화 방안으로는 실증 기회 마련과 국제표준화 활동 지원을 제시했다. 보수적인 전력 시장에서 우수한 기술이 채택되기 위해선 운전 실적과 기술 표준 선도가 필수기 때문이다. 인재 저변 확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이사는 “연구 성과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보상 제도가 확대되고, 사회 전반에서 엔지니어가 존중받는 문화가 자리잡는다면 기술개발인의 자긍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면서 “국가 기간산업을 떠받치는 공학 분야 전공 인력이 최근 줄어들고 있어, 대학 교육과 산학 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에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기술인이 존중받는 풍토 정착을 위해 올해부터 기술개발인의 날을 법정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이밖에 기업부설연구소 역량 강화 지원, 기업연구자 육성 재단 설립 등으로 '기술 중심의 대한민국 대도약'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