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제품 구매와 사후관리(AS)를 단일 월납 상품으로 묶은 '스마트플랜(SmartPlan)'을 싱가포르에 처음 내놨다.
동남아·오세아니아 지역을 시작으로, 역내 다른 국가로 순차 확대한다. 판매로 끝나던 해외 소비자 거래를 중장기 관리 관계로 바꾸려는 시도다. LG전자가 개척한 동남아 구독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스마트플랜을 출시했다. 제품 가격과 케어 비용을 합산해 매달 고정 금액으로 나눠 내는 구조다. 대상은 스마트폰·태블릿·TV·냉장고·세탁기 일부 모델이다. 납부 기간은 1~5년이다. 모바일은 1~2년, TV는 4년 이상, 가전은 3~5년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기간이 끝나면 제품 소유권은 고객에게 넘어간다.
월 납부액에는 배송·설치 비용이 포함된다. 정품 부품과 수리 인건비·운송비를 보장하고, 삼성전자 기사가 방문 수리를 맡는다. 원격 진단은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가전은 플랜 기간에 따라 1~2회 세척·점검 방문과 월간 관리 리포트를 제공한다. 제품 사용 기간 수리·관리 부담까지 구매 단계에서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스마트플랜 핵심은 '결합'이다. 삼성전자는 유럽·미국 등에서 보험 성격 '삼성 케어플러스'를 월납으로 운영해왔다. 다만, 제품 구매와 별도로 가입하는 방식이다. 싱가포르에서도 지난해 가전·TV용 연장보증 상품을 따로 내놨다. 스마트플랜은 이를 구매 단계에서 하나로 합쳤다. 한 번의 결정으로 제품과 관리를 일괄 해결하는 셈이다. 기기 반납을 전제로 한 국내 '갤럭시 AI 구독클럽'과 달리, 소유권 이전을 전제로 한 할부·케어 결합형이라는 점도 다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플랜을 통해 일회성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수년간 반복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S 등 관리 접점이 늘수록 교체 수요를 자사 제품으로 묶어두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플랜 출시는 삼성전자 가전 구독 해외 진출 구상과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동남아를 가전 구독 첫 해외 진출지로 검토해왔다. 케어 서비스로 고객을 먼저 확보한 뒤 구독으로 넓히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는 2024년 12월부터 가전 구독을 시작해 올해 구독 매출 1조원을 눈앞에 뒀다. 배송·설치부터 AS까지 관리하는 '블루패스'가 성장을 이끌었다. 국내에서 다진 '판매 이후 관리' 역량을 해외 시장에 맞게 풀어낸 상품이다.
경쟁 환경은 녹록지 않다. LG전자는 2019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대만·태국·베트남 등으로 구독 사업을 넓혔고, 지난해 싱가포르에도 진출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구독 전문 브랜드샵을 130곳까지 늘렸고, 월 구독 판매가 1만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첫 무대로 고른 싱가포르에서 양 사가 정면으로 맞붙게 됐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남아 신흥국으로 서비스가 확대되면 초기 부담을 낮추는 월납 구조가 시장 공략의 무기가 될 수 있다”며 “초기 반응이 역내 확대 속도를 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