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도, 퇴직연금도 날렸는데…저가매수 기회? 억지 희망고문하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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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를 이끌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 달 사이 두 종목을 10조원 넘게 순매수한 개미들은 주가가 연일 급락하자 “연봉이 날아갈 판”, “두 달 치 월급이 사라졌다”며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반면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추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있어 희비가 엇갈렸다.

6일 코스피는 장 초반 8% 넘게 폭락하며 개장 약 3분 만에 5000선이 무너졌다. 시장 충격이 커지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거래 재개 이후에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이어졌다.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전 거래일보다 324.11포인트(6.02%) 내린 5059.69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 반도체주도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6.35% 하락한 18만8700원, SK하이닉스는 10.44% 떨어진 113만2000원에 각각 마감했다.

특히 최근 반도체주 상승에 베팅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충격이 컸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0월 6일~11월 6일)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6조20억원, SK하이닉스를 4조496억원 순매수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국내 상장 종목 가운데 각각 순매수 규모 1위와 2위다.

급락장이 이어진 전날에도 개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2277억원, 8902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날 역시 삼성전자 1696억원, SK하이닉스 6894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손실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랐다. 삼성전자 투자자들은 “매수 평균단가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제발 20만원 선이라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SK하이닉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어제가 바닥인 줄 알았다. 혹시나 해서 마이너스 3%에 매도를 걸어뒀는데 바로 팔렸다”는 반응도 나왔다.

다른 투자자들은 “전문가들 말을 듣고 버티다가 연봉이 날아갈 판”, “군대에서 울고 싶다. 두 달 치 월급이 사라졌다”, “110만원 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두 회사가 직원들에게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는 상황을 거론하며 주주들만 손실을 떠안고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퇴직연금을 활용해 반도체 관련 펀드와 ETF에 투자한 직장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퇴직연금 약 1억원을 바이오·반도체 관련 상품에 넣었는데 손실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이제 곡소리를 낼 힘도 없다”고 말했다.

40대 후반 직장인 B씨는 올해 여름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한 뒤 손실을 보고 있다며 후회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다 국내 반도체주로 갈아탄 30대 직장인 C씨도 “반도체 호황과 정부 정책을 믿고 한국 주식을 샀는데 손해가 막심하다”며 국내 주식 투자금을 회복 시점에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가 급락을 추가 매수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도 있었다. 빚을 내 투자한 30대 직장인 D씨는 원금이 반 토막 난 상황에서도 앞으로 1년간 월급을 받는 대로 추가 매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기 지역의 한 주부는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자 30주 넘게 매수했다며 반등을 기대했다. 다른 30대 직장인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고려해 추가 매수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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