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피 무너진 날, “1만피 간다”…노무라가 꺾이지 않는 이유 네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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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본점 스크린에 코스피 등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8% 이상 하락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인공지능(AI) 투자 위축 우려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는 코스피의 장기 목표치 1만 포인트를 유지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국내 증시가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지만 기업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 증시 개혁 등 구조적인 상승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노무라는 6일 '한국 증시 개혁, 다음 단계로'라는 제목의 전략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목표치 1만을 기존대로 유지했다. 내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 31%를 전제로 2027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7.1배를 적용한 수치다.

다만 거시경제와 AI 관련 위험 요인을 반영해 향후 3개월 목표치는 7500~8000으로 제시했다. 신디 박 노무라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과매도됐지만 펀더멘털은 견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노무라는 전날 코스피 종가인 5383을 기준으로 내년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3.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1배에 불과하다며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불거진 AI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우려도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취소되기보다는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노무라는 2028년 이후 메모리 기업에 미칠 영향도 시장의 우려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데이터센터 투자와 연관된 전력기기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역시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창원 노무라 아시아리서치 공동대표는 연방정부 차원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가능성은 낮지만 주정부 차원의 일시적인 중단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AI 데이터센터 규제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무라는 국내 증시의 중장기 상승 동력으로 AI 투자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자사주 매입 확대, 상법 개정에 따른 주주권 강화, 기관투자자와 행동주의 투자자의 영향력 확대 등 네 가지를 꼽았다.

특히 한국 증시 개혁이 법률과 제도를 마련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기업 경영에 적용되는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명문화됐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소액주주의 이사회 영향력 확대 등 주주권 보호 장치도 강화됐다는 것이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기업공개(IPO) 검토 중단 사례처럼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기업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주목했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으로 주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노무라는 우선주와 보통주 간 가격 할인,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NAV) 할인 등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요인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두 문제 모두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돼 있어 정부의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제시했다. 노무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양대 메모리 기업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국내 증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국내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입 발표 규모는 77조6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소각 규모는 62조원에 달했다. 이는 2025년 연간 소각 규모의 3.5배 수준이다.

노무라가 선호 종목으로 제시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기, 셀트리온, 현대모비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SDS,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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