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암센터가 전국 지역암센터를 '권역암센터'로 전환하면서 의료기관 간 의뢰·회송과 의료정보 연계를 지역완결형 암 의료체계 핵심 수단으로 제시했다. 환자가 지역에서 치료받고 사후 관리까지 거주지 인근에서 이어가도록 진료 경로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기존 지역암센터는 지역 암관리사업과 진료 기능을 중심으로 역할을 해왔다”며 “향후에는 의료기관 간 연계·조정과 연구·지역특화 암관리·전문인력·지역주민 교육까지 포괄하는 지역 암관리 허브 역할을 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권한 경계는 분명히 했다. 양 원장은 “역할 강화가 새로운 행정적 권한을 부여하거나 환자 의료기관 선택을 제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권역 내 전문 암진료기관으로서 환자가 본인 상태에 맞는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도록 경로를 안내하고 연계하는 거점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암환자가 거주지에서만 진료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지역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환자가 굳이 수도권까지 가지 않고도 최신 근거 기반의 표준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네트워크가 실제로 작동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환자 상태와 기관 역량에 맞춘 의뢰·회송 및 의료정보 연계 활성화를 들었다.
양 원장은 “해당 지역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희귀암이나 고난도 치료는 반드시 서울이 아니더라도 그 분야를 잘하는 다른 지역 의료기관으로 연계하고, 치료가 끝난 뒤에는 거주지 인근으로 돌아와 추적진료를 이어가는 체계가 중요하다”며 “지역암센터만으로 지역 암 진료를 모두 담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대학병원·종합병원·중소 지역 의료기관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연구도 의료정보 연계를 뒷받침할 수단으로 언급했다. 양 원장은 “한국형 아르파-H 프로젝트에서 추진하는 AI 기반 지역 암관리 연구가 권역암센터 연계체계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진료 기반 보강도 병행한다. 지역암센터의 노후 시설·장비를 보강하고, 국립암센터·권역암센터·지역 의료기관 간 진료·연구 협력을 강화한다. 모든 분야를 같은 수준으로 갖추기보다 지역별 환자 수요·의료자원·기존 강점을 고려해 경쟁력 있는 암종과 치료 분야를 특화하는 방향이다.
임상 정보 공개와 환자 경험 반영 구조도 과제로 꼽았다.
양 원장은 “진료성과를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고, 지역 의료진과 환자의 다기관 임상연구 참여 기회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에서 치료받은 환자 경험이 다른 환자에게 공유되고, 환자·생존자가 지역 암관리 개선 과정에 참여해야 지역 의료에 대한 신뢰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성과는 단순 환자 수나 수술 건수로만 재지 않는다.
양 원장은 “지역에서 치료가 가능한 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는지 여부와 의료기관 간 연계·협력 활성화 상황, 센터 진료·연구 역량이 실질적으로 향상되는지를 함께 살피겠다”면서 “환자에게 지역에서 치료받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정보와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의료기관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