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APL 찾은 이재용, AI승부처 '첨단 패키징' 챙겼다…소부장 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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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평택사업장을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본 요코하마 첨단 반도체 패키징 연구거점을 직접 찾았다. AI 반도체 경쟁 승부처로 떠오른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 상황을 챙기고,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와 협력 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1일 요코하마 '어드밴스트 패키지 랩(APL)'을 방문해 차세대 패키징 요소기술 연구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9월 8일 공식 개소한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진 첫 현장 경영이다.

이 회장은 APL 연구진과 함께 첨단 패키지 소재·공정 요소기술 개발 현황을 살폈다. 일본 소부장 업계와 구체적인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AI 시대 반도체 경쟁력 핵심인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를 당부했다.

APL은 첨단 반도체 패키지에 필요한 소재·공정 등 요소기술을 개발·검증하는 조직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요코하마에 APL을 설립했다. 이어 2024년부터 5년간 400억엔(약 3500억원)을 투자해 현지 연구 기반을 다지고 있다. 설계·제조 역량을 갖춘 삼성전자와 일본 소부장 기술 생태계를 연결하는 것이 APL 핵심 역할이다.

연구 범위는 단계적으로 넓힌다. 웨이퍼 본딩, 유리기판 등 차세대 공정·소재 기술 개발이 우선 과제다.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 기판보다 평탄도와 열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패키지 기판으로 꼽힌다. 나아가 AI 시대에 요구되는 저전력·고성능 반도체 양산을 위한 패키징 '뉴 아키텍처' 개발까지 역할 확대를 염두에 뒀다.

국내 반도체연구소 산하 패키지 연구조직과는 연구 분야를 나눈다. 두 조직이 긴밀히 협력해 연구개발 시너지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현지 연구인력을 지속 확대해 요코하마를 차세대 패키징 요소기술의 글로벌 R&D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일본에 패키징 거점을 둔 배경에는 현지 소부장 경쟁력이 자리한다. 일본에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많다. 산·학·연 생태계도 탄탄해 기술 협력과 연구개발에 유리하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AI를 전략 분야로 정하고 적극적인 투자·지원 정책을 펴는 점도 고려했다.

요코하마는 도쿄와 인접한 대도시로 우수 대학과 연구기관이 몰려 있다. 전문 연구인력을 확보하기 쉽고, 첨단 패키징 관련 소재·장비 기업도 집적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인력과 산·학·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일본 소재·장비 기업과 자사 반도체 기술을 잇는 연구협력 허브로 APL을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패키징은 웨이퍼에서 만든 칩을 기판과 연결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공정이다. 과거 후공정으로 여겨졌지만, AI 시대 들어 그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GPU, 고대역폭메모리(HBM), 가속기 등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기술이 AI 시스템 대역폭과 전력 효율, 발열 성능을 직접 좌우하기 때문이다. 칩 자체 성능만큼 칩을 어떻게 연결하고 쌓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로직 반도체 기술에 더해 첨단 패키징 구현에 필요한 소재·설비 핵심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도 지속한다. AI 반도체 주도권 경쟁이 설계·공정을 넘어 패키징으로 번지면서 요코하마 APL 역할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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