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잘못 써서 18억 아파트를 172억에… 법원, 경매 입찰표 양식 전면 개편한다

입찰표 양식 전면 개편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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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시세.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경매에서 입찰 금액에 숫자 '0'을 잘못 추가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낙찰받는 사례가 잇따르자 법원이 입찰표 양식을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30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입찰자의 기재 실수를 줄이고 재산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새로운 '기일입찰표' 양식을 마련했다. 개정된 양식은 다음 달 2일부터 법원 경매에 적용된다.

그동안 법원 경매에서는 입찰자가 금액을 잘못 기재해 당초 의도한 가격보다 수십 배 이상 높은 금액에 낙찰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특히 숫자 '0'을 실수로 추가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일례로 지난 6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된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영등포아트자이' 전용면적 144㎡ 아파트 경매에서는 감정가가 18억8000만원인 매물이 무려 172억9600만원에 낙찰됐다.

당시 해당 아파트는 한 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15억400만원까지 내려간 상태였다. 경매에는 총 6명이 참여했으며, 2위 응찰자의 입찰 금액은 18억5004만원으로 최고 입찰가와 154억원 넘게 차이가 났다.

이를 두고 경매업계에서는 낙찰자가 17억2960만원을 적으려다 숫자 '0'을 하나 더 붙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 낙찰자는 경매 나흘 뒤 법원에 매각 불허가 신청과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처럼 잘못된 금액으로 낙찰받더라도 입찰자의 단순 실수만으로 낙찰이 취소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낙찰자가 매각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이미 낸 입찰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재매각 절차가 진행되면서 다른 응찰자들도 낙찰 기회를 잃는 등 피해가 입찰자 개인에게만 그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기존에 좌우로 나란히 배치됐던 입찰가격과 보증금액 기재란을 위아래로 변경하고, 숫자를 적는 공간도 넓혔다. 입찰자가 금액의 자릿수를 쉽게 확인하고 기재 오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입찰가격 기재란 아래에는 '0을 한 번 더 기재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는 경고 문구를 추가했다. 실제 숫자 '0'을 잘못 추가한 사례도 함께 제시해 입찰자의 주의를 환기하도록 했다.

법원행정처는 “입찰자를 비롯한 경매 절차 참여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보다 안심하고 법원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실무를 지속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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