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청이 의료기관에서 우선 관리해야 할 항생제 내성균으로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목(CRE)을 꼽았다. CRE에 감염된 환자의 30일 이내 사망률은 16.9%에 달했고, 환자 1인당 의료비용도 46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분당서울대병원 송경호 교수팀과 전국 21개 병원 입원환자 4만9651명을 대상으로 주요 다제내성균의 감염 위험과 의료비용 등을 분석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다제내성균은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여 치료가 어려운 세균이다. 연구팀은 2024년 4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입원환자의 내성균 보유 여부와 실제 감염 현황, 사망률, 입원기간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전체 환자 중 3226명(6.50%)이 다제내성균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실제 감염이 발생한 환자는 709명(1.43%)이었다. 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반드시 감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균 종류별로는 CRE를 보유한 환자 비율이 1.79%로 가장 높았다. 반코마이신내성 장알균(VRE) 1.73%, 메티실린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1.59% 순이었다. 실제 감염 환자 비율은 MRSA가 0.53%로 가장 높았고 CRE가 0.30%로 뒤를 이었다.
감염 환자의 30일 이내 사망률은 VRE가 18.6%로 가장 높았으며 CRE 16.9%, MRSA 12.4%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망률에는 환자의 기존 질환과 건강 상태 등이 반영돼 있어 내성균 감염만으로 사망한 비율을 뜻하지는 않는다.
치료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컸다. 감염 환자 1인당 의료비용 중앙값은 VRE가 59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CRE는 4600만원이었다. CRE 감염 환자의 입원기간 중앙값은 60일이었으며, 6개월 이내 균이 사라져 감염관리가 해제된 비율은 51.4%에 그쳤다.
연구팀은 감염 위험과 사망률, 의료비용, 최근 환자 발생 추세 등을 종합해 CRE를 최우선 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VRE와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MRAB)이 뒤를 이었다.
병원별 감염관리 인력과 시설에도 차이가 있었다. 조사 대상 21개 병원 모두 감염내과 전문의를 두고 있었지만 감염관리 전담의사를 별도로 배치한 병원은 1곳에 불과했다. 내성균이 병원 내에서 퍼지지 않도록 환경관리를 전담하는 인력을 둔 병원도 1곳뿐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CRE 감염을 줄이기 위한 조기 검사와 환자 격리, 병원 환경관리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도 확대한다.
송경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다제내성균의 높은 보균율과 감염률, 사망률 등 임상적·사회경제적 부담을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했다”며 “정기적인 대규모 유병률 조사와 보균자 임상정보 전달체계 구축, 능동감시 및 격리 활동에 대한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fak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