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내 신호를 전달하는 '게이트 전극'을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소재 조합을 바꿔 반도체에 필요한 성질을 맞추는 데 활용,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배충식)은 박선아 화학과 교수팀이 국립부경대·포스텍·연세대 연구진과 함께 전기가 흐르는 금속-유기 구조체(MOF)를 얇고 정밀하게 가공해 반도체 게이트 전극으로 구현했다고 26일 밝혔다.
전극을 적용한 대상은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ET)다.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에 따라 전류를 켜고 끄거나 조절하는 반도체 기본 부품이다. 게이트 전극에는 금속이 주로 쓰이는데, 소재마다 전자적 성질이 정해져 반도체가 요구하는 조건으로 자유롭게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전도성 MOF는 금속과 유기 분자를 조립 블록처럼 연결한 소재다. 금속과 유기 분자 조합을 바꾸면 전기적 성질도 조절할 수 있다. 소재 조합을 바꾸면 반도체가 원하는 전압에서 켜지도록 전극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전도성 MOF를 실제 반도체 소자에 적용하려면, 분말 형태로 얻어지는 MOF를 소자 제작에 적합하도록 매끄럽고 균일한 박막화 해야 한다. 또 정밀 가공도 필요하다.
연구팀은 '화학기상증착(CVD)'으로 기체 상태 원료를 반응시켜 MOF를 얇고 고른 박막으로 만들었다. 이어 '포토리소그래피'와 '식각'을 통해 기판위에 원하는 미세 패턴을 형성했다. 이렇게 가공한 뒤에도 소재의 구조와 화학적 상태, 전기가 흐르는 성질이 대부분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 전극을 이황화몰리브덴, 이텔루륨화몰리브덴, 산화물 반도체 등 서로 다른 세 종류의 반도체에 적용해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전도성 MOF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대면적 박막의 균일성과 미세 패터닝 정밀도, 공정 재현성과 장기 신뢰성을 검증해 맞춤형 반도체 전극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박선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도성 MOF가 단순히 전기가 흐르는 신소재에 머무르지 않고, 기존 반도체 공정으로 가공해 실제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전극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앞으로 소자 목적에 맞춰 전자적 특성을 설계할 수 있는 맞춤형 전극으로 발전시켜 차세대 반도체 소자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9월 15일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