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니코틴 규제 편입과 대형 담배회사의 진출로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의 경쟁 조건이 달라지고 있다. 제품 관리가 강화되고 과세로 저가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브랜드와 유통망, 규제 대응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소 액상 제조업체가 과세에 따른 가격 상승을 우려해 사업 중단이나 대체 제품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필립모리스·BAT로스만스 등 대형사는 기존 판매망을 활용해 소비자 접점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수요는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 심층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4.5%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73.1% 증가했다. 일반담배 흡연율이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한 17.9%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요는 늘지만 규제 편입으로 사업 환경은 달라졌다. 올해 4월 24일 개정 담배사업법 시행으로 담배의 정의가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나 니코틴을 원료로 한 제품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에도 제조업 허가와 수입판매업 등록, 경고문구·그림 표시, 유해성분 검사 등 관련 규제가 적용되고 온라인 판매도 금지됐다.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제품의 제조·유통 책임을 강화하고 소비자가 위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힌 것이다.
과세로 천연니코틴 제품과의 경쟁 조건 차이도 줄어든다. 천연니코틴 액상에는 그동안 니코틴 용액 1㎖당 약 1800원의 주요 세금·부담금이 붙었지만 합성니코틴에는 해당 부담이 없었다. 개정법 시행 이후 제조장에서 반출되거나 수입신고된 합성니코틴 제품에도 과세하되, 개별소비세·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2028년 4월 23일까지 50% 경감한다. 시행 전 반출·수입신고된 재고에는 새로 적용되는 해당 세금·부담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판매 현장에서는 기존 재고가 소진되고 과세 제품이 공급되면 감면 기간에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업체가 세금 부담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면 저가 경쟁력이 약해지고, 자체 흡수하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전자담배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액상 제품이 1~2만원대인데 세금이 붙으면 최소 4만원대로 2배 이상 뛴다. 중소업체들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형사는 액상형 담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8월 천연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비브 인프라임'을 전국 주요 편의점 약 1만4000곳에 선보이며 시장에 진입했다. 앞서 BAT로스만스는 2023년 7월 천연니코틴 액상형 '뷰즈 고 800'을 수도권에 출시한 뒤 2024년 1월 판매처를 전국으로 넓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편입은 제품 관리와 유통 질서를 정비하는 동시에 업체별 대응 역량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가격과 다양한 향에 더해 품질 관리와 규제 준수, 유통망이 주요 경쟁 요소로 부각되면서 이를 갖춘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