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공사의 두 번째 승부수는 사장 주도의 전사적 인공지능 전환(AX)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저탄소 LNG'로 대외적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면, 내부적으로는 방대한 데이터와 첨단 AI 기술을 결합해 일하는 방식과 현장 안전 관리의 근본적인 체질을 뜯어고치고 있다.
가스공사는 수십년간 축적해 온 △천연가스 배관망 운영 데이터 △설비 유지보수 이력 △방대한 안전 관리 매뉴얼 등 고유의 '정보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혁신의 베이스캠프는 최근 홍의락 사장 주도로 공식 발족한 '정보자산 기반 AX 추진 태스크포스(TF)'다.
이 조직은 경영관리부사장을 필두로 기획, 마케팅, 안전, 생산 등 전 핵심 부서의 실무자와 의사결정권자가 총망라된 매머드급 규모로 꾸려졌다. 단순한 신기술 도입을 넘어 공사의 고유 지식과 AI를 융합해 실질적인 업무 혁신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TF는 전사 정보자산 현황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정보보안 및 권한관리 체계를 꼼꼼히 점검하는 한편, 우선적으로 AI를 적용할 핵심 업무를 발굴하고 성과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가스공사는 AX가 시스템 개편에 그치지 않고 조직 전체의 DNA와 일하는 문화를 완전히 바꾸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의 수용성과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맞춤형 교육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TF 구성원과 AI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임원 및 간부급 100여명을 모아 'AI 시대, 경영자의 새로운 역량'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최고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낡은 관행을 깨고 AI를 활용한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다.
사무실과 회의실에서 시작된 스마트한 변화는 천연가스 공급의 최일선인 무인 관리소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스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는 국내 엣지 AI CCTV 전문기업인 트루엔과 손잡고 현장 안전 방호체계를 획기적으로 고도화하는 실증사업에 착수했다.
과거 천연가스 공급관리소 담장 상부에 설치됐던 구형 적외선 감지기는 비바람이나 야생동물의 움직임에도 쉽게 반응해 오탐지가 잦고 유지 관리가 까다롭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가스공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카메라 자체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분석하는 최첨단 '엣지 AI' 기술을 도입했다.
별도의 중앙 데이터 서버로 무거운 영상 정보를 보낼 필요 없이 현장에서 즉각적인 분석이 이뤄지기 때문에, 외부인의 울타리 침입이나 작업자의 쓰러짐 등 각종 돌발 상황을 신속하게 탐지해 낼 수 있다. 현장의 다양한 악조건을 반영한 학습용 데이터를 꾸준히 활용해 알고리즘을 고도화한 결과, 시범운영 초기와 비교해 오탐지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뚜렷한 탐지 성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이 실증사업은 국민 생활과 직결된 주요 보안 시설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국내 AI 강소기업에게 국산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베드를 제공해 동반 성장을 이끈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가스공사는 철저한 성능 검증을 마친 뒤 이 AI 방호 기술을 전사 공급망으로 전면 확대, 흔들림 없는 무결점 안전 체계를 완성할 방침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