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저탄소·AX 승부수]중동 리스크 넘을 '그린 LNG' 전초기지…394만톤 든든한 공급망 짠다

한국가스공사(KOGAS)가 홍의락 신임 사장 취임 후 대내외 사업 전반에서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대외적으로는 캐나다와 모잠비크를 양대 축으로 삼아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해결하는 '저탄소 액화천연가스(LNG)'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대내적으로는 사장 주도의 전사적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해 조직 문화와 현장 안전 관리의 근본적인 혁신에 나섰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와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 선 가스공사의 '투 트랙(Two-track)' 미래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가스공사의 첫 번째 승부수는 본업인 천연가스의 '친환경적 진화'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다루는 에너지 기업에 '탈탄소'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가스공사는 천연가스가 재생에너지 시대로 넘어가는 '가교(Bridge) 에너지원'이라는 점에 주목, 안정적인 수급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저탄소 기술 혁신으로 돌파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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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캐나다 전경. 가스공사 제공

◇LNG 캐나다, 중동 의존도 낮추는 친환경 거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꼬리를 무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여기에 AI 등 첨단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전력 수요마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탄소중립 이행의 현실적 대안인 LNG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에 가스공사는 국가 에너지 수급의 중추로서 기후위기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생산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저탄소 LNG' 사업으로 시선을 돌렸다.

특히 가스공사가 5%의 지분을 쥐고 주도적으로 참여 중인 'LNG캐나다' 사업은 저탄소 청정에너지 전환의 핵심 거점이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키티맷 지역에 연간 1400만톤 규모의 대형 액화 플랜트와 670㎞ 길이의 전용 배관을 짓는 이 초대형 프로젝트는 15년에 걸친 노력 끝에 2025년 6월 첫 상업 생산의 물꼬를 텄다.

가스공사는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이곳에서 생산된 지분물량 52만톤을 국내로 적기 도입해 에너지 수급의 숨통을 틔웠다. 호르무즈 해협 등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미 지역에 위치한 LNG캐나다는 우리나라 천연가스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핵심 전략 기지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LNG캐나다 프로젝트는 현지의 풍부한 수력발전 전력을 활용하고 고효율 가스터빈을 채택해 탄소 배출량을 LNG 1톤당 0.14tCO2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억제했다. 이는 일반적인 대형 프로젝트 배출량(0.2~0.4tCO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여의도 면적의 26배에 달하는 숲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이러한 선도적인 저탄소 공정은 글로벌 LNG 시장에서도 보기 드문 모범 사례로 꼽힌다.

가스공사는 향후 진행될 1400만톤 규모의 2단계 확장 사업에서는 가스터빈을 전면 수력발전 기반의 전기모터로 교체해 배출량을 0.06tCO2/tLNG(LNG 1톤 생산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까지 50% 이상 추가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캐나다=친환경 LNG 핵심 공급처'라는 공식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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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잠비크 Coral FLNG 사업 플랜트 전경. 가스공사 제공

◇모잠비크 해상광구, 탄소 발자국 지운 그린 LNG 전초기지

아프리카 모잠비크 해상광구(Area 4) 역시 가스공사의 첨단 기술력이 빚어낸 또 다른 저탄소 전환의 상징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약 30년간 쓸 수 있는 78Tcf(조 입방피트) 규모의 초대형 가스전을 발견한 이 사업은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가스공사의 축적된 자원개발 노하우가 집약된 쾌거다. 2022년 부유식 액화설비(Coral South FLNG) 상업 생산을 시작으로 2025년 추가 투자를 완료하며 착실히 덩치를 키우고 있다.

특히 연간 186만톤의 지분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대규모 육상 액화 플랜트(Rovuma LNG) 프로젝트에는 가스터빈 대신 친환경 전기모터를 전격 도입했다. 가스공사는 액화 공정 가동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주범을 친환경 전력으로 구동되는 모터로 대체함으로써, 기존 플랜트 탄소 배출량(0.25tCO2)을 0.17tCO2 수준으로 대폭 낮추며 탄소 발자국을 적극적으로 지워나가고 있다.

가스공사는 호주 프렐류드와 캐나다, 모잠비크 사업이 차례대로 상업 생산에 돌입함에 따라 오는 2031년까지 연간 LNG 지분물량을 현재의 4배에 육박하는 394만톤으로 늘려 국가 에너지 자립의 기틀을 확고히 다질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물량 확대에 그치지 않고,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공급망 확보와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력을 동시에 갖추는 포트폴리오의 '질적 전환'을 의미한다.

나아가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고도화와 차세대 친환경 e-메탄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든든한 에너지 안보 확립과 글로벌 탄소중립 선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확실하게 거머쥐겠다는 구상이다.

홍의락 사장은 “'가스는 곧 전기'다. 전력 안정성을 지탱하고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가스공사는 탄소중립 기술 혁신은 물론 AI·데이터 활용을 통해 단순히 가스를 공급하는 기업을 넘어 에너지와 산업,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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