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냉난방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실외기 한 대로 냉방과 난방, 온수를 모두 해결하는 'EHS 올인원' 히트펌프를 앞세워 정부의 난방 전기화 정책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에어컨과 보일러로 나뉜 가정용 냉난방 시장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EHS 올인원 히트펌프의 국내 공급 기반 구축과 단계별 사업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해 온실가스 518만톤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독주택 지원에 더해 공동주택 보급을 위한 제도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가구 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핵심 시장으로 겨냥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무탄소 주거 혁신을 위한 아파트용 냉난방 히트펌프 제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정부의 난방 전기화 정책에 발맞춰 2027년까지 국내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2028~2029년 전국 단위 보급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HS 올인원은 공기 냉방과 바닥난방, 급탕을 실외기 하나로 처리하는 통합 제품이다. 에어컨과 보일러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실외기 공간이 좁은 아파트에 유리하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와 온돌 중심의 국내 주거 문화도 반영했다.
대형 빌딩 공조에 주로 쓰이던 열회수 기술도 적용했다. 여름철 냉방 때 나오는 폐열을 회수해 온수 생산에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급탕에 드는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스마트싱스 앱으로 냉난방과 온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고 원격 제어할 수 있다. 향후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출시 전 현장 실증을 진행 중이다. 8월부터 제주시 도남동 실거주 단독주택에서 성능과 에너지 효율, 사용 편의성을 검증하고 있다. 경기 용인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는 아파트와 같은 환경을 구축해 전력 소비량과 운전 소음을 실측한다.
주요 건설사와는 평형별 냉난방 수요, 온수 공급량, 실외기실 규격을 반영한 설계·시공 표준을 마련해 시범 적용한다. 올해 제품 출시 후 2027년까지 공급 기반을 확립하고, 건설사와 함께 설치·유지보수 체계도 갖춘다.
2030년부터는 국내 보급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박 사장은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보급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제품 보급으로 가계 난방비 부담을 덜고, 국내 생산 설비 투자 확대와 핵심 부품 국산화로 중소 협력사·부품 제조사와의 상생 기반을 강화한다. 수원 CS 아카데미의 'EHS 히트펌프 전담 교육장'에서는 배관 시공, 설치, 시운전, 사후 관리 실습으로 B2B 파트너사와 전문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있다.
다만 공동주택 보급을 위해서는 제도와 인프라 정비가 과제다. 삼성전자는 정부·산업계와 협의해 필요한 개선 방안을 함께 모색할 계획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