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이 9번째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자로 합류하면서 56조원 규모의 발행어음 시장이 9개 증권사 경쟁 체제로 재편됐다. 기존 사업자는 금리를 올리고 후발 주자는 특판을 내세우며 고객 자금 쟁탈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메리츠증권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지난달 23일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6월 말 자기자본 8조3495억원을 기준으로 최대 16조7000억원까지 발행어음을 찍을 수 있다.
기존 사업자는 금리를 끌어올리며 수성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부터 원화 발행어음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수시물, 만기 90일 이하 상품 금리를 연 2.45%에서 2.65%로 0.20%p 인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4일 개인 대상 1년 만기 상품 금리를 연 3.85%에서 4.00%로 올렸고, 미래에셋증권은 8월 말 1년물 금리를 연 3.65%에서 3.85%로 조정했다.
후발 주자는 특판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달 9일 8번째 사업자로 인가를 받은 삼성증권은 21일 1년물 연 4.3% 특판 상품을 출시했다. 판매 한도 1000억원이 이틀 반 만에 모두 소진됐다. 같은 달 14일 신한투자증권이 내놓은 6개월물 연 4.50% 특판 상품 300억원도 5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발행어음 잔액은 55조92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이 22조4680억원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KB증권 11조원, 미래에셋증권 10조6000억원, NH투자증권 8조8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신규 진입 효과는 자산운용 역량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현재 10%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율은 2028년 25%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굴리느냐가 사업자별 실적을 가르는 이유다.
아홉 번째 사업자로 참여한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후 첫 상품을 이달 하순 내놓을 계획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안정적 자금조달을 기반으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성윤 기자 sy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