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AI 시대 전자기기 열 잡는 '수동 냉각 필름' 개발…12시간 이상 기기 표면 온도 최대 18.2℃ 낮춰

디지스트(DGIST·총장 이건우)는 김성균 화학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물이나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공기 중의 수분을 이용해 전자기기의 열을 스스로 식히는 차세대 '수동 냉각(Passive Cooling) 필름 소재'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수가 필요한 AI 데이터센터나 전기차 배터리 등 열관리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 센터가 급증하면서, 이를 냉각하기 위한 전력과 수자원 확보가 전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 기기나 전기차 배터리 역시 제한된 공간에서 열을 효율적으로 빼내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펌프나 팬을 돌리는 기존의 능동 냉각 방식은 전기에너지와 냉매(물)가 반드시 필요하고, 장치가 복잡해 유지보수 비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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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균 DGIST 화학물리학과 교수(왼쪽에서 두번째)와 연구팀원들.

이에 외부 에너지 투입이 전혀 없는 수동 냉각 기술, 그중에서도 공기 중의 수분을 활용하는 증발 냉각 기술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기존의 흡습성(수분을 흡수하는 성질) 소재들은 대부분 딱딱한 결정성 고체 형태라 전자기기 표면에 밀착하기 어렵고 기기 부식을 유발하는 등 상용화에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수분 저장 능력이 뛰어난 '나노셀룰로오스' 물질과 강한 흡습성을 띤 유기 이온성 분자를 결합해, 유연하면서도 끈적끈적한 필름 형태의 소재를 새롭게 합성하며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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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흡착 기반 증발 냉각 소재 작동 원리 이미지. 전자소자에 부착된 필름이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 저장했다가 소자 작동시 방출하면서 연속적으로 소자를 냉각시킨다.

개발된 필름은 완전히 건조된 상태에서도 강한 접착력과 유연성을 유지해 금속, 반도체, 유리 등 다양한 전자기기 표면에 빈틈없이 찰싹 달라붙는다. 건조한 환경에서도 공기 중의 수분을 다량으로 빨아들여 저장했다가, 기기가 작동하며 열이 발생하면 머금었던 수분을 증발시키며 기기의 표면 온도를 실시간으로 낮춘다. 특히 수분을 머금고 있어도 기기를 부식시키지 않아 별도의 코팅 처리 없이 소자 표면에 바로 부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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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한 소재 이미지. 완전 건조 상태에서 투명하고 유연성을 가져 다양한 전자소자 표면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이 실제 연속적인 전자기기 작동 환경에서 테스트한 결과, 개발된 필름 소재는 12시간 이상 기기 표면의 온도를 최대 18.2℃(72.3℃에서 54.1℃로 감소)까지 안정적으로 낮추는 탁월한 냉각 성능을 입증했다.

연구성과는 빠르면 3년내에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면적 필름을 양산할 수 있는 공정 기술, 실제 다양한 산업 및 기후 환경에서 동일한 냉각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정밀 검증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김성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친환경 소재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수동 냉각 소재들이 안고 있던 부식성, 유연성 및 접착성 부족 등의 여러 한계점을 한 번에 극복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연구사업'과 DGIST '국제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화학물리학과 김현도 박사과정생의 주도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스몰 스트럭쳐스(Small Structures)'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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