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용영향평가 10건 중 8건 '뒷북'…메가프로젝트 인력예측 놓친다

2020년 이후 사전평가 10.3% 불과…집행·사후평가 쏠림 심화
반도체·AI 대규모 투자에도 중장기 인력수요 예측·양성 연계 한계
이용우 “고용정보원 중심 재편…필요 인력 5년 전부터 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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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 출처 : 이용우 의원실

정부 정책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따지는 '고용영향평가' 10건 중 8건이 사업 집행 중이거나 끝난 뒤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사전평가 비중은 10%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필요한 인력을 예측해 양성하는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5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연구용역 '고용영향평가 실효성 제고를 위한 개선방안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행정연구원이 2013~2024년 평가보고서 278건을 분석한 결과 집행평가는 154건(55.4%), 사후평가는 66건(23.7%)으로 전체의 79.1%를 차지했다. 사전평가는 58건(20.9%)에 그쳤다.

사전평가 비중은 2013~2019년 26.5%에서 2020~2024년 10.3%로 떨어졌다. 연구진은 최근 고용영향평가가 사전 정책영향평가보다 사후 정책성과평가 성격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반도체·AI 등 국가 메가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산업·직종별 인력수요의 사전 파악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제 평가는 예측보다 결과에 치중하고 있다.

정책 환류도 한계로 지적됐다. 정책제언 수용률은 평균 85% 수준이지만 연구진은 소관기관의 개선대책 수립 의무 등이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을 지적했다. 실제 정책 추진 여부나 내용 변경, 예산 조정에 미친 영향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봤다.

예산이 확인된 208개 정책 고용영향평가에는 과제당 평균 6929만원이 투입됐다. 사후 분석에 예산을 쓰면서 미래 인력수요 예측과 정책 조정 기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이다.

이용우 의원은 고용영향평가를 사후 연구과제에서 국가 주요 사업의 인력수요를 사전에 예측하고 인력양성으로 연결하는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 의원은 “고용영향평가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져 있다”며 “고용보험과 구인·구직, 직업훈련 데이터와 인력수급 전망 기능은 고용정보원에 있는데 정작 영향평가는 노동연구원에서 별도의 연구과제처럼 수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나 AI 같은 대규모 국가사업은 5년 뒤 어떤 직종의 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먼저 예측해 지금부터 길러야 한다”며 “고용정보원이 중심 역할을 하고 고용부가 그 결과를 폴리텍과 직업훈련기관의 인력양성 계획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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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영향평가 시점별 현황(2013~2024년) - 자료 출처 : 이용우 의원실·한국행정연구원 '고용영향평가 실효성 제고를 위한 개선방안 연구'

고용영향평가의 활용 범위도 좁았다. 2013~2024년 정책 고용영향평가 279건 가운데 자체 발굴 과제가 258건(92.5%)에 달했다. 기관 요청에 따른 평가는 21건(7.5%)에 그쳤고, 이 가운데 지자체장 요청으로 선정된 과제는 6건(2.2%)뿐이었다. 관계기관도 중앙행정기관이 96.5%를 차지했다.

사업 규모도 줄었다. 고용영향평가 예산은 2018~2019년 48억원에서 2024년 10억4000만원으로 감소했다. 연구진은 평가 과제 수도 전체 사업예산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제도에 대한 정부 내부 인지도 역시 낮았다. 공무원 363명 가운데 고용영향평가를 '알고 있다'는 응답은 20.7%,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정책 수립 때 고용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은 77.7%였지만, 중앙부처·지자체가 고용효과를 적절히 평가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는 응답은 33.3%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평가 대상 선정 기준을 구체화하고 사전·사후평가 기능을 명확히 구분할 것을 제안했다. 정책 분야·유형별 평가 지침을 마련하고 평가 결과가 실제 정책에 활용되도록 법·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평가기관 다원화와 정보시스템 구축, 관계기관 교육·홍보 등도 개선 과제로 꼽았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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