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총장직무대행 박진호)는 김민호 교수팀이 박하영 이화여대 교수, 유장 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교수팀과 공동으로 고전압 리튬금속전지의 핵심 소재인 전해질의 용해도와 전극 계면 반응을 분자 수준에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고에너지밀도 리튬금속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인 성과다.
차세대 리튬금속전지는 기존 흑연 음극 대신 높은 이론용량을 갖는 리튬 금속을 직접 음극으로 사용해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고전압 양극과 결합할 경우 에너지밀도를 더욱 높일 수 있지만, 음극과 양극 양쪽에서 동시에 안정한 전해질을 설계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에테르계 전해질은 리튬 금속과의 호환성이 우수해 차세대 리튬금속전지에 적합하지만, 고전압에서의 안정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리튬헥사플루오로포스페이트(LiPF₆)는 높은 전압에서 알루미늄 집전체의 부식을 억제할 수 있어 상용 리튬이온전지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에테르계 글라임 용매에는 잘 녹지 않아 리튬금속전지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에테르계 전해질은 에테르 결합 (C-O-C)를 갖는 용매를 기반으로 한 전해질로, 리튬 금속과 반응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리튬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어, 리튬 금속 음극에 적합한 전해질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헥사플루오로포스페이트: 현재 상용 리튬이온전지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리튬염 중 하나이다. 전해질 내에서 리튬 이온을 공급하며, 특히 높은 전압에서 알루미늄 집전체 표면에 보호층을 형성해 부식을 억제하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이러한 낮은 용해도가 리튬헥사플루오로포스페이트의 낮은 해리성 때문이 아니라, 용해된 리튬이온·글라임 분자·PF₆⁻ 음이온이 다시 규칙적인 용매화 결정(solvate crystal)을 형성하며 침전되기 때문임을 규명한 바 있다. 즉, 리튬헥사플루오로포스페이트는 '해리-용매화-재침전' 과정을 거치며 다시 결정으로 빠져나온다.

글라임 분자의 구조를 비대칭적으로 설계해 리튬헥사플루오로포스페이트의 재결정화를 억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기존 글라임계 용매에서 0.1M 미만에 불과했던 리튬헥사플루오로포스페이트의 용해도를 최대 2.0M까지, 20배 이상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개발한 전해질은 리튬 금속에 적합한 에테르 전해질의 장점과 리튬헥사플루오로포스페이트의 고전압 안정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실제로 기존 리튬비스(플루오로설포닐)아미드(LiFSI) 기반 에테르 전해질에서 문제가 되었던 고전압 알루미늄 집전체 부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며, Li/NCM811 리튬금속전지를 최대 4.8V의 높은 충전 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했다.
교신저자인 김민호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에테르계 전해질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던 LiPF₆를 실제 전지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녹이는 기술을 구현했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리튬 금속의 안정성과 고전압 구동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고에너지밀도 리튬금속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심으로 수행된 한미 국제공동연구로, 에너지·환경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2026년 8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