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과 상담직원이 협업하며 고객의 금융 여정을 지원하는 '고객가치센터'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박현주 NH농협은행 개인금융부문 부행장은 AI 시대 개인금융의 방향을 '기술과 사람의 역할 재설계'에서 찾고 있다. 단순·반복 업무는 AI가 맡고, 여기서 확보한 상담 여력을 자산관리(WM)와 복합상담 등 사람의 판단과 공감이 필요한 영역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AI를 고객 상담의 질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농협은행이 차세대 컨택센터를 고도화한 이후 상담 응대율은 기존 87%에서 최대 99%까지 높아졌고 콜백 시간은 33분에서 6분으로 줄었다. 상담 후처리 자동화로 연간 3만2416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도 산출됐다. 농협은행은 이렇게 확보한 상담자원을 특화·전문화 영역에 재배치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성과의 기반에는 컨택센터 전면 재구축이 있다. 농협은행은 농협상호금융과 공동 투자하고 KT와 협력해 기존 인터넷프로토콜 기반 컨택센터(IPCC)와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를 전면 재구축했다. AI 자율상담, 데이터 기반 고객여정 관리, 상담업무 고도화, 운영 표준화 등 4대 영역 11개 과제를 추진해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화상·AI콜봇을 하나의 상담체계로 연결했다.
컨택센터의 역할도 단순 문의를 처리하는 콜센터에서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연결하는 접점으로 확대한다. 박 부행장은 “향후 AI콜봇 적용 업무를 늘리고 생성형 AI 연계와 상담시간 단축을 추진해 상담직원은 보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상담에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부행장이 바라보는 AI 전환은 컨택센터 효율화에 그치지 않는다. AI로 확보한 시간과 데이터를 개인화된 금융서비스로 연결해 개인금융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특히 그가 지향하는 방향은 '대중적인 자산관리'다.
박 부행장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고객의 인생을 함께 설계한다”고 농협은행의 강점을 설명했다. 수도권 고액자산가뿐만 아니라 전국 영업망을 기반으로 지역 고객까지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AI 기반 비대면 자산관리를 더해 고객의 자산 규모나 지역에 따른 서비스 접근성 격차를 줄이는 것도 목표다.
AI 자산관리 역시 같은 맥락이다. 농협은행이 구축 중인 'AI 자산관리 에이전트'는 고객의 자산과 부채를 통합 분석하고 시황 분석, 포트폴리오 설계, 세무 최적화 등을 연결해 개인화된 상담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 부행장은 1차 서비스 공개 시점을 오는 10월 말로 제시했다.
사람의 역할도 이에 맞춰 전문화한다. 농협은행은 WM로드쇼 등을 통해 상품 판매 중심 자산관리에서 고객의 금융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박 부행장은 “종합금융으로 전환을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 행동과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AI와 사람의 역할을 다시 나누는 그의 구상은 포용금융으로도 이어진다. 그는 “기술을 통해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람이 필요한 고객과 접점은 더욱 강화하는 것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