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협은행이 사이버 공격의 유입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던 보안체계를 침입 이후 공격자의 움직임까지 추적하고 피해 확산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한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활용 확대 등으로 금융회사 전산 환경이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해킹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피해 범위와 금융서비스 중단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서버 등 주요 전산환경을 대상으로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체계를 확대한다. 각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파일·프로세스·네트워크 등 행위 정보를 통합 분석해 기존 보안체계를 우회하는 공격까지 탐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보안 강화의 가장 큰 의미는 공격의 '진입 차단'에서 '침해 확산 억제'로 방어 범위를 넓힌다는 데 있다.
수협은행은 과거 네트워크접근제어(NAC) 등을 통해 비인가 단말과 사용자의 내부망 접근을 통제하는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번에는 여기에 침입 이후 시스템 내부에서 나타나는 비정상 행위를 추적하는 기능을 더한다. 정상 프로그램을 악용하거나 흔적을 최소화하는 파일리스 공격을 비롯해 랜섬웨어, 권한 상승, 다른 시스템으로의 내부 이동 등 기존 차단 장비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공격까지 포착한다.
기대효과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가 은행 전산망 전체로 번지는 것을 조기에 막는 것이다. 이상 징후가 발견된 시스템은 네트워크에서 격리하고 공격 경로와 영향을 받은 영역을 추적할 수 있다. 최초 침투를 막지 못하더라도 공격자가 핵심 시스템까지 이동하기 전에 차단함으로써 전산 장애와 금융서비스 중단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이는 최근 금융권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사이버 복원력' 강화와 맞닿아 있다.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한 번의 보안사고가 계좌이체·결제 등 핵심 서비스 장애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의 보안 투자 역시 침입 자체를 막는 데서 나아가 사고를 신속하게 탐지하고 영향을 최소화한 뒤 서비스를 정상화하는 능력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사고 대응과 내부통제 능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수협은행은 각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보안 이벤트를 기존 통합관제체계와 연계해 공격 흐름을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침해 원인을 규명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재발 방지 조치까지 이어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접근통제가 외부 침입을 막는 데 초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침입 이후 이상행위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고 확산을 차단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며 “AI·클라우드 활용이 늘어나는 만큼 금융회사들의 보안 투자도 탐지·격리·복구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