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에서 돈을 받고 친구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이른바 '친구 대여(friend-for-hire)'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스트레이츠타임스 ·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고령화와 비혼 인구 증가, 1인 가구 확대 등 사회 변화와 맞물려 태국에서 전문 동행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여행을 함께하며 사진을 찍어주거나 쇼핑, 운동, 카페 방문, 실내 암벽등반 등에 동행하는 형태의 새로운 '긱 노동(gig work · 단기 일자리)'이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이 늘고 생활 방식이 변화한 데다 소셜미디어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25년 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29.5%로 세계 평균 21.9%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1인용 식탁과 혼자 떠나는 여행 등 독립적인 생활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도 늘고 있다.
다만 이용자들이 반드시 외로움 때문에 동행 서비스를 찾는 것은 아니다. 방콕의 대학생이자 콘텐츠 제작자인 아인투온 라타나와라폰은 친구들이 바빠 여행 일정을 맞추기 어렵고 혼자 여행하기에는 아직 부담스러워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진도 찍어줄 사람이 필요했다”며 “친구에게 여행 내내 수백 장의 사진을 부탁하기는 미안하지만, 유료 동행자에게는 원하는 각도와 구도를 정확히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늘면서 새로운 일자리도 생기고 있다. 20세 대학생 타나폰 차로엔추에는 '절친처럼 사진 찍어주기(Snap Like A Bestie)'라는 서비스를 시작한 뒤 약 두 달 만에 50명 이상의 고객을 맞이했다. 그는 고객들이 단순히 사진을 찍어줄 사람만 찾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편하게 해주는 상대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 최대 3건의 예약을 받고, 한 건당 1∼3시간가량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전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을 미리 확인하고 공공장소에서만 예약을 받는다.
또 다른 동행 서비스 제공자인 펜카윈 왕니웻쿨은 사진 촬영을 넘어 헬스장 운동, 러닝, 에어로빅, 쇼핑, 스파, 카페 방문, 실내 암벽등반 등 다양한 활동에 동행한다. 일반적인 예약 시간은 2∼3시간이며 요금은 시간당 1천바트다.
그는 고령 여성 2명의 쇼핑과 외출에 동행해달라는 친척의 부탁을 계기로 이 일을 시작했고,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련 경험을 공유하면서 고객이 늘었다고 밝혔다. 결혼식 피로연 동행 요청이나 유명인의 외출 동행 의뢰도 있었지만, 안전이 우려되는 요청은 거절하고 있다. 특히 남성 고객과 심야 유흥업소에 동행하는 일 등은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도시 밖 여행지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치앙마이를 찾은 직장인 사시프라파 누콩은 친구와 서로 다른 일정을 보내기로 한 날 틱톡 후기에서 본 대학생 동행 서비스를 이용했다.
그는 “이 서비스는 장기간의 인간관계를 대신하기보다 가끔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은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국 시린돈 인류학센터의 사회학자 나루폰 두앙위세스는 “일상에서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유료 동행이 정서적 위안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일반적인 우정과 달리 외모 등 조건을 기준으로 동행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성희롱이나 폭력 등 위험을 막기 위해 서비스 제공자들이 명확한 규칙과 경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