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권역·지역에 관계 없이 의료 인공지능(AI)을 공동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에 돌입했다. 개별 병원 단위로 이뤄지던 의료 AI 도입을 공공의료기관 공동 활용 체계로 전환하는 첫 시도다.
9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에 따르면 '공공의료 AI 플랫폼 시범 구축 및 실증사업' 참여기업 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사업에서는 공공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권역·지역 책임의료기관에서 임상적 유효성과 기술 정합성을 검증하게 된다. 내년 하반기까지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공공의료 AI 플랫폼에는 의료진의 진료·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생성형 AI 기능을 대거 적용한다.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의뢰하거나 회송할 때 병원 간 전달하는 진료정보를 AI가 요약·분석하고 필요한 내용을 생성한다. 퇴원 기록지와 마취 전 상태 평가지 초안을 작성하고 병리 판독문을 자동 검토하는 기능도 필수로 구현한다.

국가 GPU 자원과 민간 클라우드를 연계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체계도 적용한다. 의료기관 이용량에 따라 클라우드 자원을 자동으로 확대·축소하고 24시간 인프라 모니터링과 장애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
플랫폼은 특정 AI 제품에 종속되지 않도록 플러그인 아키텍처를 적용해 확장형 방식으로 설계하게 된다. 새로운 의료 AI 제품이 개발되면 기존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지 않고 플랫폼에 빠르게 추가할 수 있게 된다. 복지부가 추진하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으로 발굴한 의료 AI 제품도 플랫폼에 탑재하고 상호운용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병원마다 다른 정보시스템과 의료 AI를 연결하기 위해 국제 의료데이터 표준을 적용한다. 한국형 핵심 교류데이터 표준인 'KR코어 FHIR'와 의료영상 표준 'DICOM'을 기반으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규격을 수립한다. AI가 생성한 결과는 의료진 승인을 거쳐 EMR과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에 다시 반영할 수 있도록 양방향 연동 체계를 구축한다.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강도 높은 보안 체계를 갖춘다. 환자 정보에는 고유 식별 대체키 생성 기능과 전 구간 암호화를 적용한다. 개발·검증 과정에서 사용한 테스트 데이터는 가명 처리하고 실증 후 파기하도록 했다.
이번 사업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업자(CS)와 관리서비스 제공사업자(MS)를 비롯해 의료정보 기업, 임상 검증 수행 의료기관, AI 제품 기업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다. 의료기관은 주관기관과 협약을 맺고 AI 기술을 현장에서 실증하는 역할로 참여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공공의료 AI 고속도로 시범사업의 기반이 되는 AI 플랫폼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조성하는 만큼 클라우드로 구현한 의료 솔루션의 경쟁력을 평가받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의료 솔루션을 단순히 클라우드 환경에 얹는 방식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개발한 솔루션 대비 클라우드의 핵심 장점을 온전히 활용할 수 없다”며 “의료기관들이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을 조금씩 시작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업이 향후 시장 주도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