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이 지상파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에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가 경제이론상 적정 수준보다 연간 1조3000억원가량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현 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 교수는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방송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합리적인 유료방송 콘텐츠 보상체계' 정책 세미나에서 내쉬(Nash) 협상모형을 적용한 유료방송 콘텐츠 사용료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5년 유료방송 플랫폼 전체가 콘텐츠 제공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적정 콘텐츠 사용료는 2조8859억원으로 산정됐다. 실제 지급액은 1조6264억원으로 1조2595억원 부족했다. 여기서 적정 지급액은 콘텐츠와 플랫폼 간 손익 부담을 대칭적으로 조정한 금액이다.
실제 지급액과 적정 지급액 격차는 2021년 9090억원에서 2022년 1조1223억원, 2023년 1조2780억원, 2024년 1조3670억원으로 확대됐다. 2025년에는 1조2595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1조원 이상 차이가 났다.
같은 기간 콘텐츠사업자의 순증손실은 더 커졌다. 실시간 채널 거래 기준 콘텐츠사업자 전체 순증이익은 2021년 마이너스 3조991억원에서 2025년 마이너스 4조711억원으로 악화됐다. 반면 플랫폼사업자 전체 순증이익은 같은 기간 1조4653억원에서 1조7007억원으로 증가했다.
김 교수는 제작비 상승 등 비용 증가 부담이 콘텐츠사업자에 더 많이 귀속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다만 2021~2025년 전체 기간에서 플랫폼의 순증이익이 콘텐츠사업자의 순증손실을 메우지 못해 전체 시장의 총잉여와 내쉬 해 자체가 마이너스라는 점도 지적했다. 단순히 콘텐츠 사용료를 재분배하는 문제를 넘어 산업 전체 재원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콘텐츠 투자비를 궁극적으로 콘텐츠사업자와 플랫폼사업자가 절반씩 부담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또 유료방송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높이고 분배 재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시장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교수는 “ARPU를 높이고 분배 모수를 확대함으로써 내쉬 해를 플러스로 만들지 못하면 유료방송시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으며, 이 경우 적정 분배에 대한 논의 역시 추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산업 총재원의 확대를 위해 관련 사업자와 정부 모두가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콘텐츠사업자와 플랫폼사업자의 공동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방송통신서비스 요금 규제 관행 개선, 콘텐츠 투자와 사용료 인상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유료방송 생태계 악순환 구조를 탈피해 선순환 구조를 지향하기 위한 첫걸음은 콘텐츠 제작과 투자에 대해 적절한 프로그램 사용료를 지불하는 데 있다고 지적하고, 산업 총재원 확대와 함께 적정 지급액과 실제 지급액의 격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