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18년 만에 대수술…전통시장·지방상권 할인 2배 상향 추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제도를 도입 18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전국 어디에서 사용하든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통시장과 지방 골목상권에서 사용할수록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바꾼다. 최근 논란이 된 약국을 포함한 보건업과 연매출 30억원 초과 점포 등은 가맹점에서 단계적으로 제외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온누리상품권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전통시장과 지방상권으로 소비를 유도하고 가맹점 관리를 강화해 온누리상품권을 본래 정책 목적에 집중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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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디지털온누리 전통시장·지방소비 차등환급(안) 〈출처:중기부〉

가장 큰 변화는 할인 체계다. 2027년부터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의 기존 7% 선할인율을 5%로 낮추는 대신 실제 사용처에 따라 추가 환급을 제공한다.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면 5% 선할인에 5%를 추가 환급해 총 10%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방 골목상권에서는 3%를 추가 환급해 총 8%의 혜택을 준다. 수도권 골목상권은 5% 구매할인만 적용된다. 같은 상품권이라도 사용처에 따라 혜택이 최대 두 배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다만 수도권에서도 전통시장이라면 최대 10%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은 현재 사용액의 약 65%가 전통시장에서, 57%가 지방에서 쓰인다. 가입자도 1868만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사용처와 관계없이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하면서 전통시장과 지방 취약상권으로 소비를 추가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가맹점도 중소·영세 점포 중심으로 재편한다. 약국을 포함한 보건업과 연매출 30억원 초과 점포 등은 갱신 과정에서 가맹점에서 빠질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온누리상품권 상위 사용처에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이른바 '마운자로 성지'로 알려진 약국과 병·의원이 이름을 올리면서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조치다.

골목형상점가 지정 기준도 손본다. 현재 2000㎡ 이내에 소상공인 점포 15개 이상이 밀집하면 지정할 수 있지만 앞으로 지방정부 재정자립도에 따라 기준을 차등화한다. 골목형상점가는 2024년 말 381곳에서 올해 8월 말 2130곳으로 5.6배 급증하면서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의 역할이 겹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온누리상품권을 전국 소비자를 전통시장과 지방 취약상권으로 유입시키는 수단으로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 문턱도 낮춘다. 중기부는 알리페이와 협의해 내년부터 외국인이 별도 환전이나 카드 발급 없이 자국에서 사용하는 결제 앱으로 전통시장 가맹점에서 QR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방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면 관광명소 입장권이나 숙박권,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는 지방정부 연계 사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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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소영 중기부 장관은 “온누리가 전통시장 상인과 지방상인들의 매출을 키우는 확실한 마중물이 되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통시장 상인들은 개편 방향을 환영하면서 발행 규모 확대도 주문했다. 전국상인연합회는 전통시장에 가장 높은 환급률을 적용한 데 대해 “전통시장 방문과 소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발행 규모가 4조6000억원으로 올해 5조5000억원보다 줄어든 만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올해 수준 이상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상인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중요한 변화”라며 “이번 개편이 더 많은 국민이 전통시장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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