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가전 열풍이 대형가전을 넘어 인덕션과 환기가전 등 중소·생활가전으로 확산하고 있다.
별도 신경망처리장치(NPU) 없이도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단위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필요한 AI 기능을 구현하는 온디바이스AI가 확산하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PC를 제외한 TinyML용 AI 반도체 출하량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37% 증가해 2031년 41억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관련 시장 매출도 78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ABI리서치는 MCU가 2031년까지 TinyML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TinyML은 연산·메모리 자원이 제한된 MCU 등에서 작은 AI 모델을 구동하는 기술이다. 음성이나 소리, 진동, 온도 등 센서 정보를 분석하는 특정 기능을 고성능 AI칩 없이 구현할 수 있다.
MCU는 센서 정보를 읽어 정해진 방식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부품이다. 기존 가전용 MCU는 대량 구매 기준 수백~수천원대의 저가 칩이다. 가전업체 입장에서는 기존 제어 기능에 최소한의 AI 연산을 더하면서도 제품 원가와 소비전력을 크게 높이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적용도 중견·생활가전으로 번지고 있다. 쿠쿠는 AI인덕션에 르네사스의 RA6E1 MCU를 적용했다. MCU가 소리와 진동을 분석해 물이나 음식물이 끓어 넘치는 상황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화력을 조절한다. 이미 지난해말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힘펠도 욕실 환기가전에 어보브반도체의 AI MCU 'AI-ADAM-100'을 적용했다. 별도 고성능 프로세서나 클라우드 연결 없이 MCU 내부에서 상시 음성인식과 AI 추론을 수행한다. 힘펠 제품은 한국표준협회 AI+ 인증도 획득했다.
AI MCU 수요처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어보브반도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마이디어와 샤오미 등을 가전 MCU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 대형 가전사뿐만 아니라 중국 가전에도 AI 기능 적용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어보브반도체는 AI 연산 기능을 결합한 AI MCU를 개발해 제품 적용과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AI가전이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프리미엄 제품에서 조리·환기·공기관리 등 생활가전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AI MCU의 적용처도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음성인식뿐 아니라 이상진단, 에너지 최적화, 사용자 행동 인식 등 제품별로 특화된 AI 기능이 MCU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물처리기와 급식용 조리기기 등에도 AI 기능이 속속 적용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하이실리콘과 기가디바이스 등 MCU 업체가 가전용 AI·TinyML 기능을 강화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어보브반도체가 올해 반기보고서부터 AI MCU를 범용 MCU와 구분한 독립 제품군으로 처음 분류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에서는 높은 AI 연산 성능 자체보다 필요한 기능을 얼마나 낮은 전력과 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AI 모델을 경량화하고 MCU에서 처리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AI 적용 제품군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