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끼 먹고 월 350만원 주식에 올인…'파이어족' 베팅하는 日 청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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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확대와 증시 호조가 맞물리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산 증식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일본에서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확대와 증시 호조가 맞물리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산 증식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찍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직장을 그만두려는 이른바 '파이어족'도 증가하는 가운데,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식비 등 필수 지출까지 지나치게 줄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투자로 목돈을 마련한 뒤 직장을 떠나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젊은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바현에 거주하는 30대 부부는 주식 투자 등을 통해 약 5000만엔(약 4억4000만원)을 마련한 뒤 2021년 대기업을 퇴사했다. 현재는 평일에도 탁구를 하거나 카페를 찾는 등 취미를 즐기고, 초등학교 2학년 딸의 학교생활을 챙기며 지내고 있다.

퇴직 후에는 직장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사라지면서 적적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모임을 만들어 함께 등산을 다니고 있다. 투자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영상 콘텐츠 제작으로 매달 수십만엔의 부수입도 확보했다.

남성은 “개인사업으로 일을 이어가고 있지만 회사에 다닐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많아졌다”며 “딸이 자라는 모습을 매일 곁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는 2024년 도입된 '신(新)NISA'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비과세 혜택이 확대되면서 투자 참여가 급증했고, 2025년 말까지 NISA를 통한 누적 매수액은 71조엔으로 2023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특히 20~30대의 참여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대의 26%, 30대의 38%가 NISA 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규모 역시 2023년과 비교해 20대는 3배 이상, 30대는 4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확대됐다.

투자 교육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도쿄의 한 투자 교육기관은 여성 수강생 비중이 2014년 10% 수준에서 최근 60%까지 높아졌다. 학원 측은 지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젊은층이 많아진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하지만 자산 형성에 지나치게 몰입하면서 생활을 희생하는 경우도 있다.

도쿄에 사는 32세 직장인은 매달 약 40만엔(약 350만원)을 투자하는 대신 한 달 생활비를 5만엔(약 43만원) 아래로 낮췄다. 식사도 하루 한 끼만 하는 방식으로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는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현금으로만 돈을 갖고 있으면 실질적인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며 “당분간 소비를 줄이고 투자에 집중해 자산을 만든 뒤에는 여행 등 자신이 원하는 곳에 돈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은행 출신의 한 전문가는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경험하며 투자 성공 사례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도 “투자에는 언제나 손실 가능성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투자 열기를 노린 범죄도 문제로 떠올랐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실하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접근한 뒤 투자금을 받아 챙기는 사기 수법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국민생활센터는 SNS를 통한 투자 권유를 받았을 경우 사기 가능성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며, 충분한 확인 없이 상대방에게 자금을 보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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