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성기 절도'와 관련된 괴소문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린치와 살인 등 치명적인 민간 폭력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BBC 방송은 글로벌 허위정보 분석팀이 아프리카 6개국 경찰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신체 부위를 도둑맞았다는 허위 고발과 관련된 군중 폭력으로 8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태는 타인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는 등의 접촉만으로 남성의 성기가 축소되거나 사라진다는 아프리카 미신에서 출발했다. 과거부터 지역사회에 존재하던 괴담이지만, 최근 틱톡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자극적인 영상과 주장이 재확산하면서 공포와 오해가 극대화됐다.
이른바 '성기 절도' 루머로 가장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곳은 모잠비크다. 현지 경찰 발표 기준 6주 동안 의료진과 공무원, 경찰관을 포함해 55명이 목숨을 잃었다.
말라위에서도 관련 괴소문에 따른 사적 제재로 8명이 사망했으며, 케냐 해안가인 콰레 및 몸바사 지역에서는 5명이 집단 폭행으로 목숨을 잃어 당국이 선동성 콘텐츠 제작자들을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탄자니아와 잠비아 국경 지대인 툰두마 등지에서도 행인이나 낯선 방문객을 가해자로 오인해 불에 타 숨지게 하거나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이어졌다.
실제로 이 루머의 피해자인 탄자니아 정비공 보니페이스 음갈라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에 누군가가 '성기를 훔쳤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엄청난 인파가 몰리며 도망칠 시간도 없이 심하게 폭행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폭행으로 머리 오른쪽에 심한 흉터가 남았다.
같은 날 인근에서는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관련 루머로 오인받은 한 남성이 심하게 폭행당한 뒤, 누군가 지른 불에 숨진 사건이다. 이 밖에도 틱톡과 페이스북에서는 여러 사람이 한 명을 집단 폭행하며 '성기를 돌려달라'고 외치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뿌리 깊게 남은 주술에 대한 믿음이 SNS의 높은 즉각성과 결합하면서 소문의 파급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케냐 몸바사 카운티의 모하메드 누르 행정관은 “일부 콘텐츠 제작자들이 단순히 조회수와 관심을 끌기 위해 그러한 주장을 퍼뜨렸다”며 “이러한 잘못된 정보는 쉽게 인명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 당국은 이러한 증상이 실제 신체 손상이 아닌 심리적 불안에서 비롯된 '코로 증후군(Koro syndrome, 음경 위축 공포증)'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자제와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