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능력을 전년 대비 2배 확대한다. 연말까지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단행, 최신 HBM인 HBM4 12단 공급 역량을 강화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비 부족한 HBM 생산 능력을 끌어올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시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말까지 HBM 생산 능력(캐퍼)을 최대 월 6만장(웨이퍼 기준) 추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마이크론의 HBM 생산량은 월 4만~5만장 수준인데 올해 순 증가분은 이를 상회한다.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HBM4 생산 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연말이 되면 약 월 10만장 규모 HBM 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이같은 생산 능력 확보를 위해 다수 HBM 제조 장비사에 구매주문(PO)을 늘리고 있다. HBM 생산 거점은 대만과 싱가포르 팹으로, 지속적인 장비 반입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HBM4 12단 비중이 상당히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마이크론 HBM 생산량의 대부분은 HBM3E 12단이 차지한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HBM4 12단의 비중은 전체 대비 20~30% 수준이었지만, 연말에는 최대 5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HBM4 12단은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된다. 마이크론은 올해 2분기부터 HBM4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앞서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지난 6월 회계연도 2026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3E 12단 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HBM4 12단을 양산 램프업(생산량 확대) 중”이라며 “HBM4 누적 출하 매출이 10억달러를 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론은 세계 3대 HBM 제조사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 능력에는 못 미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생산능력이 마이크론보다 3~4배(각사별 약 15만~20만장) 높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양사 생산 능력을 따라잡지 못하면 '만년 3등' 신세를 벗어나기 어렵다.
올해 HBM 생산 능력을 목표대로 맞춘다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생산량 격차가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마이크론이 HBM 생산능력을 끌어 올리는 건 AI 메모리 수요가 탄탄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AI 반도체 제조사가 HBM을 많이 찾다 보니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HBM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공급할 수 있는 역량, 즉 생산 능력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마이크론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HBM 생산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 외 대만 퉁뤄 팹, 싱가포르 우드랜즈 팹에서 HBM 패키징이 이뤄지고 있으며, 일본 히로시마에도 설비 투자를 준비 중이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