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업무 공간에서 겪는 피로와 외모 변화를 이른바 '오피스 노화'로 표현하며 이를 피하려는 독특한 행동이 유행하고 있다. 책상에 대형 파라솔을 설치하는가 하면 얼굴을 빈틈없이 가리는 마스크까지 등장했다.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직장 내 조명과 장시간 노동이 피부와 눈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다양한 관리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여러 차례 바르는 것은 물론, 얼굴을 통째로 덮는 마스크를 쓴 채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담겼다. 일부는 책상 위에 햇빛을 가리는 대형 파라솔을 펼쳐 놓기도 했다.
장쑤성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은 SNS에 “회사에 들어온 지 한 달 만에 피부가 눈에 띄게 어두워지고 눈의 피로도 심해졌다”며 “휴가를 보내고 나니 피부색이 다시 밝아졌다”고 적었다.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이들도 많았다. 출근 직후와 퇴근 직전의 모습을 촬영해 비교하는 짧은 영상도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출근할 때는 단정했던 얼굴과 헤어스타일이 하루 일과를 마친 뒤에는 흐트러지고 피부도 지쳐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업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반복적으로 얼굴을 찌푸리는 행동 때문에 생긴 주름을 '사고 주름'으로 부르는 표현도 등장했다.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직장이 외모나 건강까지 챙겨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 차원에서 피부와 눈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른바 '오피스 노화' 열풍은 단순한 미용 트렌드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과도한 업무량과 피로 누적, 쾌적하지 않은 근무 여건에 대한 직장인들의 불만이 이러한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쾌적한 근무 공간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당연히 누려야 할 환경”이라며 “직원이 회사의 소모품처럼 취급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무실 조명이 피부를 빠르게 늙게 할 만큼 강한 자외선을 방출한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뒷받침되지 않는다.
브라질 피부과학회지에 실린 두아르테 연구팀의 연구에서는 TV와 컴퓨터 모니터 등 전자기기에서 자외선이 확인되지 않았다. 일반적인 형광등에서 나오는 미량의 자외선 역시 대부분 형광체를 거치면서 가시광선으로 바뀌며, 남은 양도 유리에 흡수돼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파라솔이나 얼굴 전체를 덮는 마스크를 이용한 '오피스 노화' 방지는 검증된 자외선 차단법이라기보다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와 스트레스, 답답한 업무 환경에 대한 중국 직장인들의 불만이 독특한 형태로 드러난 사례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