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아시아계 저비용 인공지능(AI) 모델이 확산하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SW)의 가격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값싼 AI 모델이 범용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고가 프런티어 모델과 이를 기반으로 한 SW의 프리미엄 과금 구조도 압박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IT 자문기관 가트너는 최근 발표한 '중국은 서구 AI를 대체하지 않는다. 대신 기업용 소프트웨어 가격을 재편할 것이다' 보고서를 통해 저렴한 AI 모델이 대거 등장하면서 기업이 범용 업무에 고가 모델을 사용할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트너는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계 AI와 오픈웨이트(가중치 개방형) 모델이 글로벌 AI 시장의 '비용 하한선'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번역·정보 추출·분류·요약·코드 생성·고객지원 초안 작성 등 결과를 비교적 쉽게 검증할 수 있는 반복 업무에서는 하나의 고성능 프런티어 모델보다는 업무에 따라 프런티어 모델과 저비용 모델, 소형언어모델(SLM) 등을 조합해 사용하는 방식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는 “중국 AI의 서구 진출은 직접적인 모델 대체가 아니며, 중국·아시아계 저가 AI 모델이 확산하면서 전체 AI 이용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모델 자체보다 여러 모델을 기업 업무에 맞게 선택·관리하고 연결하는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글로벌 AI 모델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시크는 6월 초 기준 약 20%의 토큰 점유율을 기록하며 5월 중순 이후 상위 모델로 올라섰고, 샤오미·미니맥스·텐센트 등 중국 모델의 사용 비중도 함께 상승했다. 오픈라우터의 주간 토큰 사용량 역시 약 5개월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AI 도입 방식도 특정 모델을 구매하는 형태에서 업무 특성에 따라 여러 모델을 골라 사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는 “가치의 중심은 다시 소프트웨어로 이동한다”며 “AI 모델 자체보다 여러 모델을 업무에 맞게 선택·연결하고 권한·보안·거버넌스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용 SW의 AI 과금 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가트너는 오는 2027년 3분기까지 업무성과를 입증하지 못한 채 단일 AI 모델이나 모델군을 이용한 범용 코파일럿에 사용자당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사업자가 가격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는 AI 기능을 탑재했다는 이유만으로 일괄적인 선택을 받기 보다는 문서 처리, 오류 감소, 업무시간 단축 등 실제 업무성과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