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0월부터 일괄 승선검역이 폐지돼 연간 1만여척 외항선 입항이 대폭 빨라질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선박 검역을 감염병 위험도 중심으로 정비하고, 국제 기준으로 위생관리 체계를 표준화한 '검역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공포한다고 31일 밝혔다.
기존에는 감염병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검역관리지역'을 거친 선박이라도 선원을 교대할 경우 예외 없이 일괄 승선검역을 실시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기준에 비해 과도한 규제로, 해상 승선에 따른 현장 검역관 안전사고 우려와 선박 운항·하역 지연 등 해운업계의 불만이 지속해서 제기된 사안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해상 승선검역 중 '검역관리지역 선원교대' 사유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이 과정에서 의심환자가 발견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에 질병청은 10월 1일부터 '단순 선원교대'를 승선검역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대신 검역감염병 환자나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매개체가 서식하는 경우, 유효한 선박위생증명서를 소지하지 않은 경우 등 전파 위험이 높은 '고위험 선박'에만 승선검역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연간 약 1만여척 저위험 선박이 서류 심사만으로 신속하게 입항할 수 있게 된다. 대기 시간 단축으로 해운업계 손실이 최소화되는 동시에 현장 검역관의 안전사고 위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류 심사 과정에서 사실 확인이나 보건 상태 점검이 필요한 경우에는 현장 보건위생조사를 즉각 병행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는 유지된다.
아울러 서류검역 전환에 따른 사각지대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 말부터 무작위 표본조사 방식의 승선검역을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16년간 동결됐던 선박위생증명서 발급 수수료도 10월 1일부터 현실화된다. 그동안 주요국(일본 15~50만원, 미국 1100~9400만원) 대비 턱없이 낮은 수준(2~10만원)을 유지해 입항 선박 대비 발급 비율이 일본(약 4%) 2배 이상인 8~10%에 달하는 쏠림 현상을 빚어왔다.
개정안에 따라 선박 총톤수별 수수료 부과 체계가 5단계에서 6단계로 세분화한다. 금액은 최소 6만원에서 최대 30만원으로 상향된다.
아울러 12월 1일부터는 음용수 분석 보고서 등 사전 심사 서류 기준을 명확히 규정해 선박 위생검사 절차를 국제 표준에 맞출 예정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개정은 관행적 규제를 덜어내고 선박 검역체계를 '위험도 중심'과 '국제 표준'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말 무작위 표본조사 방식의 승선검역을 함께 도입해 국경 검역의 안전성과 선박 입항 신속성을 균형 있게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