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비행기 훔쳐 원전 코앞까지 접근”…전투기 2대 긴급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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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원전을 향하다 요격당해 해바라기밭에 비상착륙한 경비행기. 사진=연합뉴스

헝가리에서 한 남성이 경비행기를 훔쳐 원자력발전소 주변의 항공 제한구역으로 들어갔다가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30일(현지시간) 로물루스 루신-센디 헝가리 국방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오전 남부 팍스 원전 주변에서 항공기 한 대가 통제 구역에 들어온 사실을 알렸다. 이에 헝가리 공군이 즉각 대응에 나섰다.

현지 매체 HVG에 따르면 당시 세스나 172 기종의 소형 항공기가 팍스 원전 방향으로 접근했다. 공군은 상황을 확인한 뒤 그리펜 전투기 2대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헝가리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인 팍스 원전은 보안상 특별 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원전 반경 3㎞ 이내에는 해발 6000m보다 낮은 고도로 항공기가 들어갈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전투기의 대응 이후 경비행기는 원전에서 약 7㎞ 떨어진 게르옌 마을 인근으로 이동했고, 현지 해바라기밭에 내려앉았다. 이 과정에서 항공기가 일부 파손됐으나 탑승한 남성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루신-센디 장관은 전투기들이 해당 항공기를 찾아낸 뒤 구조 헬기와 지상 구급 인력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감시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항공기를 몰던 사람은 24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그는 비상 착륙 직후 현장을 벗어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 도로에서 한 운전자에게 발견됐다.

이후 남성은 해당 운전자의 차량을 빼앗아 달아나려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주변에서 이를 막았다. 경찰은 음주 여부뿐 아니라 다른 약물 등을 복용했는지도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이 남성이 인근 칼로차 공항에서 세스나 172를 무단으로 가져간 뒤 허가 없이 이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항공기를 가져간 과정과 원전 방향으로 이동한 이유 등을 조사 중이다.

다행히 이번 일로 팍스 원전의 시설이나 전력 생산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팍스 원전은 헝가리 전력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는 국가 핵심 에너지원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이번 사건을 외부 세력의 개입이 없는 개인의 단독 행동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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