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2개 부처에 산재해 있는 671개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4조원의 재원을 절감해 신성장 분야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일회성 지원이나 나눠주기식 지원, 성장할수록 혜택이 사라져 기업이 성장을 꺼리게 만드는 '피터팬 신드롬' 등 기존 지원사업의 병폐를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환영할 만하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산업 분야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장기 지원이라는 지원 정책 패러다임 전환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한다.
산업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고, 기업 성장 양상도 과거와 달라진 가운데 새로운 지원체계로 중소기업 성장과 혁신을 돕겠다는 계획은 긍정적이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집중 육성이 필요한 신안보·바이오·기후테크 등 신성장 분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 큰 기대를 걸게 한다.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한계 중 하나로 지적됐던 성장 사다리 단절 문제를 해소하려는 시도도 긍정적이다. 기존에는 중소기업이 성장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진입하면 각종 세제 혜택, 지원 등이 일제히 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기업들도 성장을 기피하고, 회사 쪼개기 등을 통해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려 했다. 이에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정책 대상을 창업 7년 이내 스타트업으로 한정하지 않고, 성장 단계에 진입한 중소기업은 물론 분야에 따라 초기 중견기업까지 포함하기로 개편했다.
다만 새로운 제도가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려면, 허점과 부작용이 없는지 살피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전통기업, 생계형 기업 등에 대한 지원 단절로 퇴출 위기에 내몰리는 것이다. 한계기업 구조조정도 필요하지만, 고용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전통 제조업이나 뿌리산업 등이 무너지지 않게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부처 간 주도권 경쟁과 칸막이로 인한 정책 혼선도 경계해야 한다. 신산업 분야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부처끼리 경쟁하기보다는 기업에 맞춤형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칸막이를 없애고 협력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과감한 지원을 받는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투명한 사후관리가 따라야 한다. 도덕적 해이나 방만한 집행을 막을 수 있는 평가체계를 갖춰야 국민 혈세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 개편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재정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소외되는 기업이 없도록 보듬는 정교한 정책을 병행할 때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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