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데이터센터 난개발은 막아야

수도권 전력계통 포화로 대형 데이터센터의 신규 진입이 사실상 막힌 가운데, 규제 허점을 노린 소규모 데이터센터가 도심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상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기준인 '10메가와트(㎿) 미만'으로 용량을 맞춘 쪼개기 사업이 급증하는 양상이다.

현재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서구 마곡동, 영등포구 양평동 등에서 추진 중인 10㎿ 미만 프로젝트만 30건이 넘는다. 대다수가 9㎿ 안팎으로, 이를 모두 합치면 대형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5~6기 분량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같은 쏠림의 일차적 원인은 촘촘하지 못한 규제 구조에 있다. 2024년 8월 이후 수도권 1차 기술검토 신청 건 중 최종 승인을 받은 비율은 1.9%에 불과할 정도로 전력계통영향평가 문턱은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업자들이 평가 대상이 아닌 10㎿ 미만으로 사업을 우회하고 있다.

임대 수요가 높다는 이유로 부동산 투자 자금이 쏠리며 '짓고 보자'식 개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환경영향평가와 전력 규제를 회피해 들어서는 소규모 데이터센터가 과연 적절한지 엄정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사실상 부동산 개발 논리로 수도권 쏠림을 부추기는 도심권 난개발 성격이 매우 짙기 때문이다.

충분한 사업성 검증 없이 규제선만 맞춘 소규모 사업은 한계가 명확하다. 오피스용 건물을 개조한 시설은 층고와 하중, 냉각 한계로 고밀도 AI 서버 수용이 어렵고, 10㎿를 넘기지 못해 확장성도 떨어진다. 금융권처럼 저지연 수요처를 확보해 엣지(Edge) 기능을 수행하는 시설이 아니라면, 대형 대체 공간이 생겼을 때 가동률 저하와 투자금 회수 지연이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적극적인 비수도권 데이터센터 공급 추진과 함께 구미, 울산 등 지방 거점 센터 구축이 본격화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대형 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전력비와 부지비에서 불리한 도심 소형 시설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엣지 등 정말 필요한 설비가 아니라면 나중 쓸모없는 도심 내 흉물로 남거나 타시설 전용이 일어날 수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규제 회피성 쪼개기 구축을 방치하는 것은 도심 전력 선점과 자본 낭비를 방관하는 것과 다름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10㎿ 미만 사업에 대해서도 실질적 사업 타당성을 다각도로 검증할 관리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정말 필요한 곳에 전력과 데이터센터 설비를 효율·효과적으로 배치, 운영하는 것이 결국 지금의 수도권 소규모 난립보다는 국가적으로 이익이 될 것임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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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광통신 흐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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