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중국해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첨단 구축함이 기관 고장으로 며칠 동안 전력이 완전히 끊긴 채 고립되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 해군이 이 사건을 거의 한 달 동안 공개하지 않아 은폐 의혹과 함께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 등에 따르면 미 해군 제7함대는 지난달 알레이 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USS 벤폴드함이 기관 문제로 나흘간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중대 사고를 겪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전이 발생하면서 함정 내부의 에어컨은 물론 배관, 화장실, 식사 제공 시스템이 모두 마비됐다. 승무원들은 전력과 기본 생존 인프라가 끊긴 최악의 환경 속에서 며칠을 견뎌야 했다.
문제는 사건이 발생한 곳이 영유권 분쟁과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남중국해였다는 점이다. 전력이 끊겨 자체 방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적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에 대해 미 해군 관계자들은 인근에 배치된 항공기와 해상 자산으로 벤폴드함을 철저히 보호했다며, 공격에 취약한 상태로 방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전 기간 동안 승무원들의 식사는 인근 순양함인 USS 로버트 스몰스함에서 지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벤폴드함은 민간 예인선에 끌려 필리핀 수빅만으로 긴급 이송되었으며, 7월 28일 정비 전문가들이 투입된 끝에 7월 30일에야 겨우 전력이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필요한 모든 수리를 마치고 8월 8일 수빅만을 떠나 복귀했다. 미 해군 측은 승무원 중 부상자는 없었으며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최근 중동에 9개월 넘게 장기 배치되며 승무원들의 피로도와 정신 건강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른 USS 에이브러햄 링컨함 사태와 맞물려 미 해군의 전력 과부하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돈 베이컨 하원의원(공화당)은 의회 차원의 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해군 고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청문회 및 증언 채택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