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거래 침체가 길어지자 국내 양대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의 불황 대응 전략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실적 악화에도 인력과 광고·전산 투자를 늘리며 확장 기조를 이어가는 반면, 빗썸은 인력과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신규 거래지원에도 속도 조절에 나서며 효율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18일 두 회사의 반기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상반기 매출은 두나무가 전년 동기 대비 49.1% 감소한 4081억원, 빗썸이 48.7% 줄어든 1688억원으로 나란히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 역시 두나무는 79.7% 감소한 1115억원, 빗썸은 83.4% 줄어든 149억원에 그쳤다. 두나무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의 유동성 축소를, 빗썸은 거래대금 감소와 투자자 관심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점 등을 실적 부진 배경으로 꼽았다.
비슷한 실적 충격을 받은 두 회사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두나무 직원 수는 지난해 말 696명에서 올해 6월 말 757명으로 61명(8.8%) 늘었다. 이 가운데 계약직·인턴 등 기간제 인력은 11명에서 44명으로 증가했다.
사업 비용도 늘렸다. 상반기 두나무의 광고선전비는 3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억원보다 78.5% 증가했다. 전산운영비도 307억원에서 427억원으로 약 39% 늘었다.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고객 확보와 시스템 투자는 늘렸다. 전체 영업비용도 같은 기간 2528억원에서 2966억원으로 증가했다.
신규 가상자산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의 올해 상반기 신규 거래지원은 117개로 전년 동기 210개보다 44% 감소했지만 업비트는 같은 기간 34개에서 45개로 늘었다. 거래지원 종료도 6개에서 12개로 늘려 신규 자산 확대와 기존 종목 정리를 병행했다.
두나무는 거래 침체기에도 투자를 줄이기보다 인공지능(AI)·웹3 등 신사업을 키우며 다음 성장동력을 준비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빗썸은 정반대로 몸집을 줄였다. 지난해 말 638명이던 직원 수는 6월 말 598명으로 40명(6.3%) 감소했다. 사무직은 344명에서 327명으로, 기술직은 294명에서 271명으로 각각 줄었다.
비용 절감 폭은 더 컸다. 빗썸의 상반기 광고선전비는 올해 2분기 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억원에서 53% 감소했다. 판매촉진비는 1171억원에서 349억원으로 70% 줄었다. 전체 영업비용도 2390억원에서 1538억원으로 35.6% 감소했다. 지난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렸다면 올해는 거래 침체가 이어지자 비용 부담을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튼 모습이다.
신규 거래지원도 속도 조절이 뚜렷하다. 빗썸의 올해 상반기 신규 거래지원은 40개다. 전년 79개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거래지원 종료는 8개에서 21개로 늘렸다.
빗썸은 시장 침체에 대응해 경영 효율화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AI 기반 거래 편의성과 투자정보 서비스를 강화하고 법인시장 개방에 맞춰 법인회원 유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양자내성암호(PQC) 등 보안 분야 투자도 이어갈 계획이다. 비용 총량은 줄이면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영역에 자원을 배분한다는 전략이다.
양사 모두 시장 침체 속에서도 이용자 접점을 넓히는 작업은 이어가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은 유튜브 채널을 시장·투자정보 콘텐츠로 확대하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AI와 웹3 등 미래 신사업을 지속 확장하고 상반기 신규 코인 상장도 늘렸다”며 “데일리 랩업 등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브랜딩 사업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