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업은행이 기업금융의 건전성과 자본관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 신용평가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기업의 실제 부도 위험을 신용등급에 보다 정확하게 반영해 부실에 대비하고 불필요한 자본 소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한정된 정책금융 재원을 필요한 기업과 산업에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기업 부도 데이터와 경제 상황, 실제 거래기업의 부도율 특성과 거래처·익스포저 분포 등을 반영해 일반기업 신용평가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평가체계 변경이 위험가중자산(RWA)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대손충당금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분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편의 초점은 기업의 실제 위험과 신용등급 간 정합성을 높이는 데 맞춰졌다. 기업 위험을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면 부실 발생 때 예상보다 큰 손실과 자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위험을 과도하게 평가하면 필요 이상으로 자본이 묶여 기업금융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
기업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점도 위험 선별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기업대출 연체율이 올해 들어 다시 상승해 장기평균을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일부 업종 기업의 신용위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시스템 전반은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취약부문의 부실과 자금조달 위험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산업은행은 기업의 장기평균부도율을 다시 추정하고 재무정보뿐 아니라 비재무평가의 객관성도 높인다. 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차를 줄여 기업별 위험이 신용등급에 보다 일관되게 반영되도록 하는 방향이다.
신용평가 정확도가 높아지면 위험이 커진 기업에는 손실에 대비한 자본을 적정하게 배분하고,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기업에는 과도하게 자본이 묶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위험을 정확하게 가려내면 산업은행의 건전성을 지키면서 한정된 자본과 정책금융 재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며 “정상기업과 필요한 산업에 금융을 지속하고 경제 전체의 자금 배분 효율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