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계열화·원가 경쟁력·해외 합작으로 급성장…NEV 경쟁 '제조업 중심' 재편

중국 전기차 업체 립모터(Leapmotor·중국명칭 링파오)가 중국 신생 전기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월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 브랜드와 마케팅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제조 경쟁력과 원가 절감 능력이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립모터는 지난 1일 7월 인도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증가한 10만1267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신생 전기차 업체가 월간 판매 10만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화웨이 '훙멍즈싱(HIMA)'은 4만5000대, 샤오펑은 3만8000대, 니오는 3만5900대, 리오토는 3만500대, 샤오미는 3만여대를 판매했다. 립모터 판매량은 이들 '웨이샤오리(니오·샤오펑·리오토)'를 합친 수준에 육박한다.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도 45만7800대로 연간 100만대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립모터는 2015년 중국 영상보안 기업 다화(Dahua) 공동창업자인 주장밍 회장이 설립했다. 니오와 샤오펑, 리오토처럼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스타트업과 달리 제조업 기반 엔지니어 중심 기업으로 성장했다.
초기 성적은 부진했다. 첫 모델 S01은 흥행에 실패했지만 2020년 출시한 소형 전기차 T03가 10만대 이상 판매되며 반등했다. 이후 C11 SUV가 '15만위안 가격에 30만위안급 사양'이라는 평가받으며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2025년에는 매출 647억3000만위안(약 124조원), 순이익 5억4000만위안을 기록하며 리오토에 이어 중국 신생 전기차 업체 가운데 두 번째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업계는 립모터 성장 배경으로 수직계열화를 꼽는다.
회사는 전기구동 시스템과 배터리팩, 전자·전기(E/E) 아키텍처, 스마트콕핏과 자율주행 제어기 등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생산하고 있다. 자체 개발 부품 비중은 차량 원가의 65%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10만위안 이하 차량에도 라이다(LiDAR)와 고급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탑재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연구개발 비용을 여러 차종에 공유하는 플랫폼 전략도 원가 절감에 기여했다.
업계에서는 립모터를 '신생 전기차 업체 가운데 가장 BYD에 가까운 기업'으로 평가한다. 브랜드보다 제조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이 BYD와 유사하다고 분석한다.
판매 전략도 차별화했다.
니오와 리오토 등이 대도시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한 반면에 립모터는 중국 3·4선 도시와 현(縣) 단위 시장까지 판매망을 확대했다. 올해 판매점은 약 1500곳으로 늘었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5만위안급 T03부터 10만위안 이하 A시리즈, 10만~15만위안 B시리즈, 15만~20만위안 C시리즈, 25만~30만위안 D시리즈까지 촘촘하게 구성했다. 순수 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형(EREV)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시장 수요 변화에도 대응하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2023년 글로벌 완성차 그룹 스텔란티스는 약 15억유로를 투자해 립모터 지분 21.26%를 확보했다. 양사는 이후 '립모터 인터내셔널'을 설립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매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립모터는 현재 40개국 이상에 진출했으며 해외 판매 거점은 2000곳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해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42% 증가한 4만900여대를 기록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만큼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차량 한 대당 이익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율주행 경쟁에서도 화웨이와 샤오펑이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5만위안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는 립모터 성과가 중국 신생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꾸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에는 브랜드와 사용자 경험이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제조 효율과 원가 절감, 공급망 통합 역량이 시장 점유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기술'보다 '제조 경쟁력'이 기업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