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인공지능(AI) 확산을 계기로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기존 기업(B2B)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기존 고객 확보 경쟁을 강화하는 한편, 개인과 1인 기업(OPC:One Person Company)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B2C)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6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발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9% 증가한 1조692억위안을 기록했다.
시장 전체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세부 분야별로는 성장 양상이 엇갈리고 있다. 서비스형 인프라(IaaS)는 5209억위안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성장률은 전년 36%에서 24%로 둔화됐다. 반면에 AI 플랫폼 수요 확대에 힘입은 서비스형 플랫폼(PaaS)은 67% 성장한 1736억위안을 기록하며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시장의 신규 성장 동력이 AI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단순 컴퓨팅 자원 임대 중심의 성장 시대는 사실상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기업 고객 확보도 한계에 이르면서 기존 고객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경제관찰보는 최근 중국의 한 대형 클라우드 기업이 바이트댄스 산하 볼케이노 엔진(Volcano Engine)을 경쟁 상대로 내부 '소방작전(Fire-fighting Operation)'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점유율 방어와 고객 유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5년 중국 IaaS 시장에서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점유율 32.8%로 1위를 유지했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34.4%로 시장 평균 성장률(23.4%)을 웃돌았다.
AI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경쟁 구도가 다소 달라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2025년 중국 AI 클라우드 시장 규모를 567억위안으로 집계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38.1%로 선두를 지켰고, 볼케이노 엔진이 20.4%로 뒤를 이었다. 이어 바이두 클라우드(9.4%), 텐센트 클라우드(6.3%), 톈이 클라우드(5.9%) 순으로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시장 80% 이상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력이 기술보다 영업력과 운영 지원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제품 성능 차이가 줄어든 상황에서 고객 확보는 영업 조직 역량과 사후 지원 서비스가 좌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볼케이노 엔진과 텐센트 클라우드 등은 할인 정책을 앞세워 기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영업 조직은 공식 가격보다 20~30% 낮은 조건을 제시하거나 경쟁사 고객을 대상으로 별도 이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고객 시장에서는 고객 유형에 따라 공략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대형 국유기업과 공공기관은 기술 지원 체계와 생태계 연계가 중요한 경쟁 요소인 반면에 대학 연구실이나 중소기업은 가격 경쟁력이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대학 연구실의 경우 클라우드 이전 비용이 5만~10만위안에 달해 가격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연구자들은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면 가장 저렴한 서비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소비자 시장 확대다. 올해 상반기 이후 AI를 활용하는 1인 기업과 개인 개발자가 급증하면서 서버 임대와 대규모언어모델(LLM) 이용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는 기존 B2B 시장보다 C2C 시장이 더 큰 성장 여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볼케이노 엔진은 AI 모델 '더우바오(Doubao)'와 영상 생성 모델 '시드댄스(Seedance)'를 앞세워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중국 퍼블릭 클라우드 MaaS(Model as a Service) 시장에서 볼케이노 엔진은 49.5%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텐센트 역시 AI 업무 플랫폼 '워크버디(WorkBuddy)'를 앞세워 개인 이용자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소비자 시장이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개인 이용자는 가격 민감도가 높고 클라우드 구축 및 운영 경험이 부족해 사업자가 마이그레이션과 운영 지원까지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B2C 시장은 향후 생태계 확대와 트래픽 확보 측면에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여전히 기업 시장이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며 “클라우드 기업들은 당분간 기존 B2B 고객을 지키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소비자 시장 투자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