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버대학이 평생교육과 디지털교육을 통한 혁신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대학 지원 정책은 여전히 오프라인 대학 중심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AI) 시대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원대협)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99차 이사회를 열고 상반기 추진 성과를 점검하고 원격대학을 둘러싼 주요 정책 현안과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이동진 원대협 회장은 “사이버대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은 푸대접도 아니고 무대접”이라며 “원래 자식도 여린 자식에게 더 마음이 쓰이고 지원하는 법인데, 같은 고등교육법 안에 있으면서도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사이버대학이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원대협법 제정, 해외 학력 인정, 외국인 유학생 제도 개편 논의 배제, 지역혁신 정책 배제 등 주요 정책마다 제도적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가장 큰 과제는 원대협법 제정이다. 지난 3월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심의 순서가 밀리면서 답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교육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되면서 원대협은 교육위원들 대상으로 법 제정 필요성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책 당국의 인식이 여전히 오프라인 대학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원대협은 최근 베트남 국립 호치민 인문사회과학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사이버대학 20개교가 참여하는 교육 교류 체계를 구축했다.
공동교육과정과 교환학생, 편입학 연계 등을 추진하고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도적 미비로 국내 일부 사이버대 학위에 대한 공식 학력 인정 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현지 학생들이 학위를 취득하더라도 공식 학력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유학생 정책도 예외는 아니다. 원대협은 지난 4월 법무부가 추진하는 외국인 유학생 비자 제도 개선 민관협의체에 사이버대의 참여를 요청한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변화된 사항은 없다.
지역혁신 정책에서도 사이버대학이 배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교육부가 라이즈(RISE)를 넘어 앵커(ANCHOR) 체계로 지역혁신 정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성인학습과 디지털 교육 운영 경험이 풍부한 사이버대학은 주요 의사결정 구조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 사이버대 총장은 “사이버대학은 온라인 교육과 성인학습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며 “그럼에도 일부 정책에서는 여전히 배제되거나 사이버대를 후순위로 두는 분위기가 남아 있어 의도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다른 사이버대 관계자는 “전문학사 이상을 보유한 상당수가 사이버대를 찾을 정도로 사이버대 규모와 위상이 높아지다보니 오프라인 대학의 견제도 적지 않다”며 “AI 시대에는 융합형 인재 양성과 디지털 기반 평생교육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 관련 역량을 갖춘 사이버대학의 정책 배제는 교육 혁신의 속도와 패러다임 전환을 스스로 늦추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