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차이나] '1만mAh 시대' 열렸지만…스마트폰 배터리, 체감 사용시간은 왜 기대만큼 늘지 않을까

실리콘-카본 배터리 확산으로 대용량 경쟁 본격화
용량보다 중요한 것은 전력 효율과 배터리 관리 기술

Photo Image
생성형AI 이미지.

스마트폰 배터리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한때 5000mAh가 대용량 배터리 기준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실리콘-카본(Silicon-Carbon) 음극 기술이 빠르게 상용화되면서 7000mAh와 8000mAh를 넘어 1만mAh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까지 등장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물론 플래그십 제품군에서도 대용량 배터리 채택이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배터리 용량 증가가 실제 사용시간 증가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단순한 용량보다 반도체 전력 효율과 운용체계(OS) 최적화, 디스플레이 소비전력, 충·방전 관리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보다 중요한 ‘전력 효율’

배터리 성능을 평가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수치는 mAh(밀리암페어시)다. 하지만 이는 전하량을 의미하는 단위로, 실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는 전압까지 고려한 Wh(와트시)가 보다 정확한 지표로 평가된다.

실제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사용 가능한 에너지'와 '평균 소비전력'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배터리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스마트폰이라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전력 효율이 높고 운용체계와 애플리케이션이 최적화돼 있다면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과 비슷한 수준의 사용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은 칩세트 성능뿐만 아니라 AI 기능,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기술까지 모두 소비전력에 영향을 준다”며 “배터리 용량만으로 실제 사용시간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커진 배터리만큼 늘어난 전력 소비

배터리 기술 발전은 스마트폰 성능 향상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최대 5000니트 이상 고휘도 디스플레이와 120Hz 이상 고주사율 패널, 온디바이스 AI 기능, 고성능 AP 등을 기본적으로 탑재한다.

이들 기능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대신 소비전력도 함께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결과적으로 증가한 배터리 용량이 모두 사용시간 증가로 이어지기보다 향상된 성능을 유지하는 데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실리콘-카본 배터리, 높은 에너지 밀도 양면성

대용량 배터리 경쟁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은 실리콘-카본 음극 소재다. 기존 흑연 음극보다 리튬 저장 능력이 뛰어나 같은 크기에서도 더 많은 전력을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에 충·방전 과정에서 실리콘 소재가 반복적으로 팽창과 수축을 겪는 특성이 있어 장기적인 내구성과 수명 확보가 기술적 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통해 충전 상한과 방전 하한에 일정 수준의 안전 여유 구간(Buffer)을 설정해 배터리를 관리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관리 방식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도 적용돼 왔지만, 실리콘 함량이 증가할수록 충전 제어 기술과 열 관리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Photo Image
‘100W 충전’도 항상 100W는 아니다

초고속 충전 경쟁 역시 소비자가 체감하는 성능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사가 강조하는 90W, 100W, 120W 등의 수치는 대부분 순간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출력이다.

실제 충전 과정에서는 배터리 온도와 충전 잔량, 사용 환경에 따라 출력이 지속적으로 조절된다. 특히 배터리 잔량이 높아질수록 배터리 보호를 위해 충전 속도가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계에서는 최고 출력보다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이나 일정 시간 동안 확보 가능한 충전량과 같은 실사용 중심의 지표가 소비자에게 더욱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숫자 경쟁’에서 ‘사용 경험’으로

스마트폰 배터리 시장은 앞으로도 대용량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배터리 용량이나 최대 충전 출력보다 실제 사용시간과 평균 충전 속도, 에너지 효율 등 종합적인 성능 지표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기술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치는 숫자가 아니라 실제 사용 경험”이라며 “향후에는 사용 가능한 에너지와 충전 성능을 보다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