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출근하고 싶은 일터, 국민 체감 성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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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수 한국환경보전원장

한국환경보전원이 정부 출연 공공기관으로 출범한 지 어느덧 3년을 바라보고 있다. 2023년 12월, 45년 역사의 환경보전협회를 뒤로하고 초대 원장으로 첫발을 내딛던 순간의 감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기관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빠르게 변화했다.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겨졌던 인공지능(AI) 기술이 업무 현장 깊숙이 들어왔고, 기관의 중심축으로 성장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은 새로운 조직문화를 열망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으로 환경정책 패러다임까지 요동치는 거대한 전환기를 맞으며,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단 하나였다. “무엇이 우리 기관을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로 이끌 것인가?”

그 해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바로 매일 일터를 지키는 '우리 직원들'이었다.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자 든든한 부모인 직원들이 일터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국민에게 양질의 환경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한민국의 녹색전환을 이끄는 일도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할 것이라 확신했다. 이에 출범 초기부터 직급과 격식을 내려놓은 타운홀 미팅과 주니어보드, 브라운백미팅 등 다양한 소통 채널을 운영하며 직원들의 솔직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목소리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하고 있었다. 일터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면서도 가정의 행복을 지킬 수 있는, 말 그대로 '출근하고 싶은 일터'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환경보전원은 즉시 행동에 나섰다. 육아휴직과 가족돌봄휴직, 배우자 출산휴가 등 일·가정 양립 제도를 눈치 보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했고, 휴직기간을 승진소요연수에 포함시켜 출산과 육아가 인사상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했다. 임신 중이거나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유급 근로시간 단축을 보장하고, 시차출퇴근제와 탄력적 근로시간제도를 확대해 근무의 유연성과 자율성을 높였다.

나아가 직원들의 심리·정서적 안정을 위해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도 도입했다. 마음건강 검사와 일대 일 전문상담, 체험형 힐링 프로그램 등 맞춤형 지원을 통해 직장생활·대인관계·가족 등 다양한 영역의 스트레스 관리와 심리 회복을 돕고 있다. 이처럼 일·가정 양립부터 마음건강까지 폭넓게 지원한 결과, 성평등가족부 주관 '가족친화인증'을 9년 연속 획득하고 최고경영층 리더십 부문에서도 만점을 받으며, 직원 행복 중심의 가족친화경영 기반을 다졌다.

이처럼 조직 내부에서 차곡차곡 쌓인 신뢰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몰입과 업무 혁신을 이끌었다. '어떻게 하면 단순·반복적인 가짜일은 줄이고,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아래, 전 직원의 96%가 AI·공공데이터 교육을 이수하며 일하는 방식을 스스로 바꿔 나갔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연간 78만명이 이용하는 '24시간 환경교육 AI 챗봇'을 구축하고, 생태복원지 '수풀로'에는 AI 자율주행 로봇 '수풀로버'를 도입해 스마트 현장 안내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울러 국내 최초로 개발한 '야적퇴비 지킴이 앱'으로 현장 업무를 효율화하고, 우기 수질오염에 대한 대응력도 강화했다. 이렇듯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대국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통해 확보된 시간과 역량은 기관의 핵심 사업에 재투입되며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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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한국환경보전원

대표적인 분야가 국토의 생태적 건강성을 회복하는 생태복원이다. 산업화로 훼손된 서천 장항습지와 익산·김제 축산단지의 생태계를 되살리고, 경기 고양과 인천 부평의 개발제한구역(GB)에서는 단절된 생태축을 연결하는 복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나아가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과의 민관협력을 확대해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 및 자연자본 공시(TNFD) 대응 수요를 실제 복원 현장으로 연계해 냈다. 5대강 수계에도 여의도 면적의 13.6배에 달하는 39.5㎢의 수변녹지를 조성하고, 탄소흡수 기능을 12배 강화한 '친환경 식재모델'을 개발하는 등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에도 앞장서고 있다.

환경교육과 녹색산업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을 위해 초등학교 3~4학년용 환경보건 인정교과서 '환경과 건강'을 전국 214개교에 무상 보급했으며, 공공부문 종사자 150만명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교육을 의무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차근차근 다져나가고 있다. 녹색산업 분야에서는 지난 5월 국내 최장수·최대 규모의 환경·탈탄소 기술 전시회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ENVEX 2026)'을 개최하여, 26개국 316개사가 655개 부스로 참가하고 4만6000여명의 참관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그 결과 총 상담액은 2년 연속 8000억원을 넘어섰고, 계약 추진 예정액도 3900억원을 기록해 중소환경기업의 국내외 판로 확대와 해외시장 진출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직원의 행복에서 출발한 조직문화 혁신은 업무 방식의 변화를 거쳐, 마침내 국민 체감 성과로 이어졌다. 그 결실로 기후에너지환경부 주관 '2025년도 기타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2년 연속 A등급(우수)을 획득했다. 특히 기관 최초로 경영관리와 주요사업 부문 모두 A등급을 달성하며, 건강한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기관의 핵심 경쟁력으로 귀결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결국 이 모든 성과는 '직원의 행복이 곧 기관의 경쟁력'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임직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값진 변화다. 구성원이 존중받고 성장의 보람을 느끼는 일터에서 비로소 국민이 체감하는 고품질 공공서비스가 피어난다. 앞으로도 한국환경보전원은 건강한 조직문화를 토대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녹색전환을 당당히 선도해 나갈 것이다.

신진수 한국환경보전원장

〈필자〉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영학 석사, 호서대학교 환경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법과대학 최고지도자과정을 수료했다.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는 자원순환국 폐자원관리과장과 자원순환정책과장, 국립환경인력개발원장, 자원순환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낙동강유역환경청장(2017~2020년), 물통합정책국장(2020~2021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2021~2022년), 물관리정책실장(2022~2023년)을 차례로 맡으며 물관리 정책과 환경행정 전반을 이끌었다. 이후 2023년 11월 한국환경보전원 초대 원장에 취임해 생태복원·환경교육·탄소중립 등 핵심 사업을 추진하며 대한민국의 환경보전과 녹색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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