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거래 전 과정을 규정하는 첫 국가표준의 윤곽이 나왔다. 다음 달 3일 예고고시 의견수렴 마감을 앞둔 가운데 최대 쟁점이었던 안전결제는 '에스크로' 기능 제공을 권고하는 수준으로 담겼다. 업계에서는 이미 중고거래 플랫폼의 표준처럼 자리잡은 안전결제를 가이드라인에 강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달 4일 'KS 중고품 중개 플랫폼 서비스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예고고시하고 다음 달 3일까지 의견수렴 중이다. 이후 기술심의위원회와 표준회의 등을 통해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 제정안은 개인간거래(C2C)를 중개하는 플랫폼을 대상으로 대면 직거래와 택배 등 비대면 거래를 모두 포괄한다. 회원가입부터 중고품 등록, 검색, 문의·협의, 결제·정산, 배송·구매확정, 반품·환불, 평가·피드백까지 거래 전 과정 8단계 표준 절차를 규정했다.
결제 단계에서는 사업자가 거래 안전 확보를 위해 '결제대금 예치(에스크로)' 기능을 제공하고, 수수료 부과 기준과 정산 절차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분쟁 예방을 위해 플랫폼 내 결제 수단 이용을 우선 안내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겼다.
반면 판매자가 플랫폼 밖 결제나 직거래를 강요·유도하는 행위는 이용약관에 따라 제한·제재할 수 있는 금지행위 예시로 명시됐다. 사기 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탐지하는 관리체계와 판매자 유형을 개인과 사업자로 구분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은 의무 사항으로 규정됐다. 지난 21일 시행된 개정 전자상거래법과 같은 방향이다.
지적을 받는 부분은 가이드라인이 규정한 거래 방식 대부분은 이미 중고거래 시장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제대금을 플랫폼이 보관했다가 구매자가 물품을 확인한 뒤 정산하는 에스크로 구조와 구매 확정 절차, 사기 의심 거래 탐지는 국내 주요 플랫폼이 운영 중인 체계다.
번개장터는 2018년 '안전결제'를 도입했고 2024년 7월 이를 모든 거래에 의무화했다. 중고나라도 지난해 8월 '안심결제'를 전면 도입했다. 계좌이체나 현금거래 등을 허용하는 곳은 주요 플랫폼 중 당근 정도다. 당근도 채팅창 등에서는 안전결제 방식을 권고하고 있다. 당근은 당근페이 안심결제 기반 택배 거래 '바로구매'를 지난 3월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제정안이 에스크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임의 조항으로 담은 데 대해 표준이 안전거래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에스크로는 결제 편의뿐만 아니라 중고거래 기록을 남길 수 있어 분쟁 조정과 사기 대응 근거가 될 수 있다. 반면 계좌이체나 현금거래 등 플랫폼 밖 결제는 기록이 남지 않아 피해 구제가 어렵다. 가이드라인은 강제 규범이 아니며 원칙·기준을 제시하는 수준인만큼 안전거래 권고 의무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이 모두 안전결제를 운영하는 만큼 업계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권고를 넘어 보다 강한 가이드라인으로 자리잡으면 이용자의 안전결제 인식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