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실상 경쟁사 日 '키옥시아' 2대 주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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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청주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전환사채 주식 전환은 아직 안돼
경쟁당국 독점법 심사 통과해야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의 최대주주였던 베인캐피털이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하면서 SK하이닉스가 사실상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아직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아 의결권은 없는 상태로, 향후 경쟁당국의 승인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베인캐피털은 지난달 대량보유보고서 등을 통해 보유 중이던 키옥시아 지분 대부분을 처분했다. 이를 통해 약 2조5000억엔(약 22조원)의 투자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일본 내 사모펀드 투자 수익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이번 매각으로 키옥시아의 최대주주는 지분 15%를 보유한 도시바가 됐다. 이어 특수목적법인(SPC)이 약 1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자리했는데, 이 SPC의 실질적인 권리는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전환사채와 연결돼 있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를 사실상 2대 주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 인수 당시 총 3950억엔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2660억엔은 투자 회수를 목적으로 한 SPC에, 나머지 1290억엔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SPC에 각각 투자했다. 베인캐피털의 이번 지분 매각으로 발생한 수익 가운데 SK하이닉스 몫은 단순 계산 기준 약 7500억엔(약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아직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아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향후 주식 전환을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각국 경쟁당국의 독점금지법 및 경쟁법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SK하이닉스도 2028년까지 키옥시아 의결권의 15% 이상을 보유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도시바가 보유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할 경우 SK하이닉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도시바는 지난해 약 40%였던 지분을 최근 15% 수준까지 줄였으며, 향후에도 잔여 지분을 처분해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변수도 적지 않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는 글로벌 NAND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관계다. 이 때문에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의 의결권을 확보하는 데 대해 일본 정부와 각국 경쟁당국이 엄격한 심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키옥시아도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는 현재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국가의 독점금지법과 외환법, 대외거래법에 따른 필요한 절차를 이미 시작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베인캐피털의 투자금 회수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키옥시아의 지배구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실제 의결권을 확보하고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까지는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과 일본 정부의 입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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