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도가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과 에너지 절약을 이유로 남성 직장인들에게 반바지 출근을 적극 권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직장 내 '다리털 노출'에 대한 거부감과 남녀 간 복장 규정의 형평성 문제 등이 떠오르며 현장에서는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지난 4월 기존의 '쿨비즈(Cool Biz)' 캠페인을 확수한 '도쿄 쿨비즈'를 새로 선보였다.
쿨비즈는 고이케 도지사가 2005년 환경성 장관 시절 처음 도입한 여름철 에너지 절약 운동으로, 올해는 복장 자율화 범위를 반바지와 티셔츠, 운동화까지 대폭 넓혔다.
도쿄도 환경 담당 관계자는 극심한 무더위 속에서 직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려는 취지라며,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선이라면 복장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책 시행 약 4개월이 지난 현재 현장의 반응은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편안한 복장으로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불쾌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는 남성 동료의 다리털을 보게 되는 불편함을 뜻하는 '스네하라(leg hair harassment · 다리털 괴롭힘)'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또한 여성 직원의 경우 다리를 노출할 때 여전히 스타킹 착용이 강요되는 분위기에서 남성에게만 반바지를 허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의료기관 '고릴라 클리닉'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반바지 착용에 대해 응답자의 53.5%가 반대했으며 찬성은 46.5%에 그쳤다. 반대 이유로는 남녀 모두 체형과 체모에 대한 부담을 꼽았으며, 여성 응답자의 반대 비율이 남성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반바지 출근이 확산함에 따라 다리털을 정돈하려는 남성들의 제모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고릴라 클리닉 관계자는 단순한 미용 목적을 넘어 반바지를 입을 때의 매너로 레이저 제모 시술을 받는 남성 고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은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속에서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다. 일본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동안에만 4580명이 열사병으로 병원에 이송되었으며,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