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플로리다의 한 피자 가게가 죽은 비단뱀을 가져오면 피자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색 이벤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점주가 직접 마련한 행사다.
1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시티에서 피자 전문점을 운영하는 더스틴 크럼이 손님들이 포획한 버마비단뱀을 가져오면 대형 피자 한 판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신을 '늪지대 사업가'라고 소개하는 크럼은 현재 진행 중인 '플로리다 파이톤 챌린지'에서 이번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파이톤 챌린지는 에버글레이즈 습지에서 가장 많은 비단뱀을 포획한 참가자에게 1만 달러(약 149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는 행사다. 세계 각지의 참가자들이 출전하며, 올해 대회는 19일 종료된다.
이 행사는 동남아시아에서 유입된 버마비단뱀이 토착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하자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길이 최대 5m, 무게 90㎏에 달하는 거대한 뱀을 잡은 뒤 처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 또 다른 문제로 꼽힌다.
크럼은 이 점에 착안해 독특한 보상 방식을 마련했다. 직접 뱀 사냥에도 참여하는 그는 인도적인 방법으로 죽인 버마비단뱀을 가져오는 사람에게 대형 스페셜 피자를 무료로 제공한다. 손님은 식사를 해결하고, 가게는 재활용 가능한 재료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는 “특히 아이들의 참여가 많다”며 “아이들이 뱀을 잡아 와도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데다 피자를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수거한 비단뱀은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지방은 피부 관리용 오일과 크림, 비누를 만드는 데 쓰이고, 뼈는 액세서리 재료로 재탄생한다. 사실상 대부분의 부위를 버리지 않고 활용하는 셈이다.
다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급증한 버마비단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970년대 에버글레이즈에 처음 유입된 이후 개체 수가 빠르게 늘었고, 전문가들은 현재 플로리다에 최대 30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암컷 한 마리가 한 번에 최대 70개의 알을 낳는 높은 번식력도 개체 수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버마비단뱀은 토종 야생동물을 포식하거나 서식지를 빼앗으며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세계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침입종 문제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