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반도체 산업 경쟁이 단일 칩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전체로 확장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미 AI 반도체 혁신센터(K-ASIC)는 최근 '2026 상반기 미국 반도체 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경쟁 중심이 개별 칩 성능에서 AI 인프라로 이동했다”고 강조했다.
K-ASIC은 2024년 9월 산업통상부 주도로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개소한 한국 시스템 반도체 지원 거점이다. 한국 팹리스·설계자산(IP)·설계 기업의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기술 개발 및 검증, 인증 컨설팅, 네트워크 조성, 시장 분석 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AI 반도체 산업 현황을 분석하고 하반기 전망도 제시해 주목된다.
K-ASIC은 상반기 분석을 토대로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 반도체 팹리스는 GPU와 주문형반도체(ASIC)를 넘어 통합된 시스템 플랫폼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구글·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하이퍼스케일러는 자체 칩·데이터센터·전력 자산을 포함한 수직 통합형 AI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즉 AI 반도체 칩이 얼마나 빨리, 많은 연산을 수행하느냐에서 메모리·전력·네트워크·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전체를 먼저 확보하려는 경쟁으로 확전된 것이다.
AI 인프라 구축에는 3가지 병목이 있다는 게 K-ASIC 측 평가다. 바로 △AI 데이터센터 확장 한계를 결정하는 '전력' △수만개의 AI 반도체 가속기를 연결하는 '광 통신' △차세대 컴퓨팅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양자 컴퓨팅'이다.
K-ASIC은 “하반기부터 AI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가 반도체 확보 능력보다 전력 확보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발전량 자체보다 전력망 연결 속도”라며 “중기적으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발전 자산을 직접 확보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장기적으로는 원자력 기반 전력 확보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부연했다.
광 통신 경우 기존 구리 기반 전기 연결이 AI 반도체나 데이터센터에서 대역폭·전력 소모·발열 측면에서 물리적 한계에 근접했다고 봤다. K-ASIC는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광 통신이 차세대 연결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며 “광 통신은 전기 신호 대신 빛을 활용해 데이터를 전송함으로써 높은 대역폭, 낮은 전력 소모, 장거리 전송 능력을 제공할 수 있어 AI 데이터센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대안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전력과 광 통신이 AI 인프라 병목을 해결할 기술이라면, 양자 컴퓨팅은 AI 이후 차세대 컴퓨팅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출발점이 될 것으로 K-ASIC은 전망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