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영의 셀프입시]⑭학생부의 주인이 바뀌는 시간, 지금부터 준비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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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영 이투스에듀 센터장

학생부 상업적 이용 제한법 시행

29일부터 학교생활기록부를 취득해 영업 목적으로 거래하거나 이용하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된다. 금지되는 것은 개인이나 업체가 학생부를 '상업적으로 판매'하거나, 취득하고 '수집'해 축적하고, 가공하고, 다른 컨설팅(온라인 등)에 재활용하는 행위이다.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그대로인가

“제 학생부를 가지고 학원에서 컨설팅받는 것도 안 되나요?” 교육부의 답에 의하면, 학생이 자기 학생부를 들고 가서 받는 일대일 상담은 그대로 합법이다. 사실, 학생부는 학생의 3년 성장이 담긴 공적 기록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유명 대학의 합격 학생부가 중고 거래처럼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일은 없어져야 했다. 그 점에서 이번 법 개정은 필요한 정비였다고 본다. 다만 입시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온 사람으로서, 시행 이후 학생과 학부모가 겪을 수 있는 혼란을 미리 짚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함께 정리해 두고 싶다.

공공 상담, 반갑지만 시점 전략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공공 영역의 상담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실적인 조건은 알고 접근해야 한다. 어디가 학종 상담은 매주 250명 이내 신청, 학생당 월 1회, 회신까지 2주가 걸린다. 전국 수십만 수험생의 수요가 여름 원서 접수기에 집중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필요한 시점에 순번을 얻지 못할 수 있다. 이것은 제도의 잘못이라기보다 출발 단계의 한계에 가깝다. 교육부도 '함께학교'나 AI 기술을 활용해 상담 기능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학기 말 학생부가 정리된 직후에 신청자가 폭증하면 병목현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따라서 고3 생기부가 나오길 기다리지 말고, 일단 사전에 기재 내용을 정리하고, 앞당겨 상담 신청을 해야지 나에게도 진단의 기회가 올 것이다.

결국 첫 번째 분석자는 학생 자신이다

공공 상담이든 사교육 상담이든, 어떤 상담도 출발점은 같다. 학생 스스로 자기 학생부를 읽을 수 있어야 상담의 질이 달라진다. 내 세특에 어떤 활동이 어떤 문장으로 기록됐는지, 그 문장들이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 다음 학기에 채워야 할 빈칸이 어디인지.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해본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같은 상담을 받아도 얻어가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권하고 싶은 것은 '내 학생부 반복해서 읽기'다. 성적표를 확인하듯 학생부를 발급받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라. 낯선 문장이 있다면 담임·교과 선생님께 여쭤보라. 학교 선생님이야말로 내 기록을 가장 잘 아는 첫 번째 조력자다. 그 위에 공공 상담으로 객관적 시선을 더하고, 필요하다면 입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순서가 바람직하다.

학생부를 스스로 읽어내는 법

나의 내신(교과 성취도)은 결과의 기록이다. 그러나 정성평가에서는 등급 숫자가 아니라 원점수·평균·표준편차·수강자수·이수과목의 위계까지 읽어 “어떤 환경에서 얻은 성취인가”를 해석한다. 세특은 그 결과가 만들어진 과정의 기록이다. 교과 교사라는 관찰자가 남긴 수업 장면의 증언이다. 비록 셀프라도 셀프로 찍은 기록이다. 모 대학의 연구 보고서의 표현대로 세특은 “학생부의 다른 기록을 독해하는 해설서” 역할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정규 수업이 강제하지 않는 영역, 즉 자발성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역시 “농구반보다 심화수학반이 의미 있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명시한 이유는 창체의 평가 대상이 활동의 '소재'가 아니라 '자기주도성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독서 활동은 지적 호기심의 궤적이다. 비록 블라인드이지만, 곳곳에 나의 기록은 남길 수 있다. 따라서 “무엇을 알고 싶어서 읽었고, 읽고 나서 어디로 갔는가”가 드러나야 한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담임이라는 최장기 관찰자의 종합 증언으로, 추천서 폐지 이후 사실상 유일한 공식 추천서 기능을 한다. 학생부를 다시 돌아보면서 이런 핵심의 원리를 가지고, 나의 생기부 반복해서 읽어보고, 거기서 드러난 나만의 강점을 진단하고 도출해 보자.

기록의 주인이 된다는 것

이번 법 개정이 학생들에게 남기는 진짜 메시지는 규제의 범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부의 주인은 학생 자신이다. 기록을 남에게 통째로 맡겨 해석 받는 시대에서, 스스로 읽고 설계하고 필요한 도움을 선별해 구하는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는 준비는 하나다. 내 기록을 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는 것. 이번 여름, 자신의 학생부를 한 번 정독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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